부자 병에대해 글을쓰려고 인터넷을 여니 영어로는 Affluenza 라고 나와있다. 나는 이 단어를 처음 접한다. 인간 사는곳에는 어느곳이나 부자병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2013년 6월 텍사스에서 운전 면허증도 없는 놈이 아버지 트럭을 훔쳐내 음주 운전으로 4명을 사망케하고 10여명을 다치게 한 이 십 대 소년은 보호감찰 도중에도 술을 마시고 핑퐁볼 테이블위에 자빠지면서 난잡한 행동의 비데오를 자신의 블러그에 올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보게됐다. 이 소년은 자책이나 후회 그리고 조금의 미안함도 없이 자신은 ‘부자병’에 걸려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있다.

어떻게 인간이 이 처럼 더러울 수가 있을까? 경악스럽고 혐오스럽고 또 매우 슬프다. 이 사건으로 아내와 딸을 잃은 남자의 눈물을 어떻게 말 해야 좋을련지.

내 주위에도 부자병에 걸린 사람들이 더러있다. 가까이 가족중에도 있다. 공황장애(恐慌障碍, panic disorder)다. 어디든지 혼자 못 간다. 누가 꼭 함께 있어주어야 안심이다. 곁에 누가 없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그낀다. 그 외 호흡곤란, 신체마비등등의 증세를 보인다. 좋은 대학나오고 걱정거리가 없다. 거기 남편이 돈 잘번다. 우리는 그녀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나는 그녀의 증상을 너무 편안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한다. 매일 생활 전선에 뛰어나가야 하는 사람은 절대로 그런 병에 걸리지 않는다.

빅토리아에 너무나 잘 아는 부부도 부자병이 있다. 두 사람 다 통풍 Gout이 심하단다. 한번은 우리집을 방문했기에 여름이고 마침 준비한 것이 있어서 식혜를 먹겠느냐고 물으니 자기네 부부는 식혜를 못 먹는단다. 내가 놀라서 왜?냐고 물으니 “언니, 우리 부자병이야. 아이고 나 식혜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먹을수가 없어요. 통풍이 부자병이라네요.”라고 말 해서 기가차던 일이 있었다. 통풍에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말 하는데 해산물중에도 정어리나 새우, 조개류, 말린 새우나 말린 멸치 역시 높은 양의 퓨린이 함유되어 있어서 먹을 수 없단다. 그외 숙주 식혜 모든 종류의 육류 (당연히 고기 국물 절대 한됨), 맥주, 말린 표고등등이다. 과거에 돈 많아서 너무 음식 절제 없이 먹다가 통풍 걸렸다고 푸념한다.

의학계는 부자병을 일종의 정신 질환으로도 보고있다.  또한 유전과 환경적 고통 – 나쁜 육아나 유해한 가정 환경 등 – 이 함께 정신 질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부자병을 ‘진단’하고 설명하는데 사용되는 증상들은 실제로 존재한다. 낮은 자존감, 자신이 무언가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불안, 우울증, 충동 통제 문제 등이다. 부자병을 앓는 사람은 자신이 남으로부터 대우 받고자하는 강한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은 타인에게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것 처럼 생각한다. 무서운 질병이다.

가난하게 살아온 나는 얼마나 감사한가?

내일 교인들에게 맛 있는 배추, 콩나물 된장국을 끓이려고 며칠 전 부터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다. 낮에 호돌이에가서 충분한 재료를 사다놓았다. 대파를 다듬고 무우를 깍고, 하루해는 내게 언제나 짧다. 연로하신 분들 테이블에 올려드리려고 도토리 묵도 듬뿍  쑤어놓았다. 나 보다 나이 많은 분들은 겨우 3명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그분들에 비해 나는 아직 꽃띠다.

가을 낚엽                                                                      머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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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8도 비/해/ 구름/    운동 다녀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