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16일인 오늘 저녁까지 4일간의 휴가를 가졌다. 휴가라기 보다는 올케와 조카를 밴프와 레이크 루이스를 구경시켜주는 일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조금 힘든 여정이었다고 말해야겠다.

집을 떠나기 전 부터 나는 집 안 팍의 일들을 부지런히 마무리 해야만 했다. 밭에 물 을 듬뿍 주는 일로 부터 냉장고 안의 음식들 정리 그리고 우리들 여자 셋이서 먹어야 할 음식들 챙기기는 등등이었는데 패리를 타러 가다가 가장 중요한 눈에 넣은 물방울을 가져 오지 않다 다시 되 돌아 집으로 왔다 가야만 했다.

첫 날의 잠은 캠룹스에서 였다. 과거 우리 아이들이 어릴때 일 때문에 이곳을 많이 지나쳤던 곳이기도 했지만 실로 9년만에 다시 가보는 길이었다. 산천 초목은 더욱더 무성해져있었고 들에는 눈부신 이름없는 꽃들로 잔치를 이루고 있었지만 내 눈을 머물게 하는 것은 민들레였다.

레이크 루이스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아서 레이크 앞쪽만 물이 녹아있었고 그 물은 돌들을 가장 깨끗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 여름 같으면 양말을 벗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고 싶은 정경이다.

조카는 내 곁에서 우리가 잘 방을 서치하는데 이렇게 미리 서치해서 미리 예약하고 가면 상당히 저럼하단다. “정말? 난 몰랐는데…” 나는 늘 딸아이가 잡아주는 호텔에서만 있다가 왔기 때문에 내가 직접 예약한 경험이 없다. 이번에 조카로부터 ‘Hotel Search’를 두들겨서 내가 잠 자려는 동네을 찍어서 내 형편에 가장 적당한 곳을 예약하는 것을 배웠다.

그저께 잠을 잔 밴프의 ‘Banff Rocky Mountain Resort’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물론 밴프내에 있기도 이기도 했지만 방안에서 내다보는 숲속의 정경이나 방안의 치장은 우리 모두를 환호하게 만들었다.

밴프는 예정보다 더 많은 건물들과 상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밴프 Main Street은 가는 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에 두 번 거리를 거닐었다. 언제 가 보아도 맵시있는 도시 아닌가? 파란 의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올케 언니는 이번 여행이 너무너무 좋다며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간간이 엉뚱한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웬만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멋쟁이 울 올케가 예전과 같지 않음이 매우 안타깝다. 그래도 80 노인답지 않게 옛 모습이 서려있다.

레이크 루이스 입구에서 개스를 넣는데 국기 세개가 눈에 들어온다. 미국, 캐나다 그리고 한국 국기다. 개스를 넣고 상점 안드로 들어가 주인이 한국이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주인은 식당과 까페 그리고 이 주유소까지 알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주인을 만나보지 못했지만 태극기를 달고 장사하는 그 분의 애국심에 감동되었다.

구경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년 전에 우리 은혜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던 채경애 집사가 경영하는 식당에 들리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물론 전화는 미리 걸어두었었다. 채집사는 내가 레밸스톡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니 꼭 레밸스톡에 들려서 꼭대기 올라가 보란다. 자세히는 설명 못하고 하여튼 올라가 보면 좋은 곳이 있단다.

나는 채집사의 말대로 레밸스톡으로 들어가 산으로 한 참 올라갔다. 주소도 없이 어느 산인지도 모르면서 큰 길로 따라 끝 까지 가 볼 심산이었다. 다행히 제일 높은 산등성에 올라가보니 아주 멋진 리조트가 있는데 캐이블카가 움직이고 있다. 조카와 올케는 캐이블 카를 타고 싶어한다. “그러지 뭐” 하며 나는 캐이블 카 가까이가서 표를 끊으려하니 한 남성이 아직 개장 안 되었단다. 이번 주 금요일 개장하는데 지금 돌아가는 캐이블카는 그날을위해 기계를 점검하는 것이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직원들인데 교육 시키는 중이라고 말한다.

‘흠’ 나의 신음소리다. 어쩐담. 그러나 내가 가만히 있을쏘냐…

“저어기요. 우리 올케와 조카가 서울에서 왔는데 캐이블 카를 꼭 타 보고 싶어해요. 어떻게 좀 타 볼 수 없을까요?”

“으 음 흠” 이번에는 이 남자의 신음소리다.

그의 신음 소리는 내게 “오케이”로 들린다. 나는 방긋 웃는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정말로 내게 “오케이”라며 캐이블카에 올라타란다. 단, 꼭대기에서 내리지 말고 고스란히 앉아있다가 내려 오라는 단서가 붙여졌다. “Sure sure, We will stay inside only”

우리 세 여자는 “부라보”를 외치며 오늘 완전 ‘대박’이라며 공짜 캐이블카를 타게 된것을 기뻐했다. 조카는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서울 가족에게 보내기 바쁘다.

캐이블 카에서 내려와 직원에게 너무 고맙다며 절 열 두번 하고 산에서 내려오는데 내 눈에 무엇이 들어온다. “앗, 고사리” 오동통하게 얌전히 피어있는 고사리 무리들을 내가 그냥 지나칠 소냐. “얼른 비닐봉지 하나 가져오렴, 차는 길 가로 세우고” 내가 조카에게 소리쳤다.

많지는 않지만 호텔에서 뜨거운 물에 담궈 놓았다가 집에와서 삶아놓았다. (내가 좀 극성인가?)

고사리 채취후 Chase에있는 채경에 집사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니 너무나 반가워서 어쩔줄을 모른다. 음식을 다 준비해 놓았다며 회덥밥과 매운해물우동을 그릇 가득히 담아 나온다. 시장했던 우리는 너무 맛있는 이 음식들을 개눈 감추듯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과일까지 대접받았는데 한사코 돈을 받지 않는 그 집사님의 배려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골프치러 꼭 오세요. 그리고 교인들이 이곳을 지나칠 때면 꼭 들려달라고 말 해 주세요. 특히 조용완 목사님도요.”라며 명함 여러장을 손에 쥐어준다.

맨 주먹으로 들어와 이렇게 근사한 식당을 운영하면서 남편은 캠룹스 골프장 안에있는 식당을 또 인수했다면 일꾼이 모자라서 걱정이라는 즐거운 비명이다. 식당 인포메이션이다.

U-Thi Sushi & Grill 250 679 8822 / Address – 718 Shuswap Ave.

이 곳은 아름다운 마을 Chase에서 단 하나뿐인 식당이다. 맛도 훌륭하고 동네 인심도 후덕한 마을에서 깨 쏟아지게 사는 채경애집사의 건강과 행복을 빈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도 함께 전한다.

참고로 이곳에는 원주민 마을에서 선교하고 있는 이요셉선교사님이 계시는데 원주민들과함께 유기농 농사를 짓고있다. 여러 농사도 잘 하고있지만 고추농사는 최고의 수준이다.

나는 늘 이 선교사님으로부터 고추를 많이산다. (강추) 전화번호 : 250 457 3845

식당에서 출발하여 원주민 마을쪽으로 삼십여분 자동차를 몰았다. 이곳은 자동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너무나 목가적인 풍경이다. 순진한 원주민들의 삶이 이 농가에서 풍겨나온다. 기회 있으면 꼭 다시 한번 와 봐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번 여행에 날씨는 매우 화창했고 내 늙은 자동차도 씽씽 잘 달려주었다. 돌아오는 패리에서 올케언니는 나와 마주앉하 연신 말을 많이한다. 내가

“다음에 태어나도 오빠와 결혼 할꺼야 언니?” 하니까 잠시 머뭇거린다.

“아니 나 의식하지 말고 그냥 솔직히 말해봐요.”

“으 흐 흐 흐 그럼 고모, 그래도 오빤 참 착했잖아. 그런 사람 없지 뭐. 그런데 고모, 난 언제나 사람들 한데 ‘우리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최고’ 라 말해 왔어요.”

저녁을 Cera에 가서 먹었는데 올케는 갑자기 웨이트레스를 부르더니 “여기 맥주 한 그라스 주세요.”한다. 조카가 깜짝놀라 “엄마, 오늘 배 아팠는데 왜 그래요?”라며 역정을 낸다. “야야 잔소리마라. 맥주를 한잔 쭉~~ 해야 속이 뻥 뚤린다.” 내가 웨이트레스에게 순한 맥주를 한 그라스 부탁했다.

올케는 시원한 맥주를 한 잔 쭉~ 들이키더니 “으흐, 이제 속이 확 풀렸어.”라 말 한다. 오빠는 맥주 한 잔 못했던 장로였는데 올케권사는 언제부터 맥주를 즐겼나?” 참으로 삶은 알록달록 그리고 아리쏭하다.

“언니, 이렇게라도 오래오래 살아줘요.” 패리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내 마음속으로 이렇게 열번도 더 많이 소리쳤다. 시간만 있으면 기도하고 밤 상놓고 두번씩이나 기도하는 올케(기도한 것 잊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해서였을까? 올케 언니는 목욕을하고 아기처럼 쌕쌕 깊은 잠에 들어갔다. 조카는 그 다음으로 방에 들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가족은 얼마나 귀한가. 올케와 조카의 귀한 방문, 하나님께서 내 생전에 주신 소중한시간을 남은 날들도 잘 감당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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