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가까이에 핀 들꽃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우리 부모님을 존경해요.” 오늘 저녁에 우리집을 방문한 분의 말이다. 그녀는 어릴때 집안가득 책이 쌓여있었단다. “책 책 책에 파묻혀 살았어요. 그로인해 어머니는 이사 다닐때마다 무거운 책 때문에 늘 불평이셨구요.”

“와, 그런 부모를 둔 당신은 정말 럭키군요. 아버지께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으셨나봐요?”

“네 그래요. 지금도 잘 모르는 것 있으면 얼른 아빠에게 전화해요. 아빠는 나의 영원한 맨토시며 응원자 이시지요.”

그녀는 이곳에서 평일에 도서관에서 한국 책을 많이 빌려와서 교회에 풀어놓는다. 몇 주 전 예배를 끝내고 나오는데 수북히 놓여있는 한국 책을보고 반가움에 눈이 번쩍띄었다.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그녀가 하고있다. 참으로 고맙기 그지없다.

요즈음 이민오는 젊은이들은 영어도 척척 잘 하고 능력있어서 한국에서 전공했던 공부를 바탕으로 직장도 잘 잡고 곧 바로 이곳생활에 익숙해진다. 얼마나 다행인가.

우리가 이민왔을 그 옛날에는 영어가 ‘원쑤’처럼 여겨졌었다. 그놈의 영어만 잘 할 수 있다면… 모두들 그런 심정이었다. 이러니 자연 전공살려 직장 잡을 수 없었고 물 설고 낯 설은 이국땅에서의 그 설움이 대단했다.

우리 세대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을 요즈음 젊은 한국인들은 잘 해내고 있다. 먹고사는것에 허덕이던 우리들, 책 구하기 힘들어 독서하기도 만만찮은 이곳 빅토리아에 남을위해 희생하면서 책 빌려주는 일을 하는 그 여인이 참으로 귀하여 여겨진다.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20도 / 9도 / 맑고 따뜻했음 / 내일은 교회 소풍가는 날이다. 11시까지 저정된 공원에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