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서브웨이에서 일하니 잠시 어리둥절하다. 그 동안 새로나온 빵도 있고 없어진 것도 있다. 소스도 새로나온 것이 있고 컴퓨터 펀치할때도 이것들의 위치를 다시 한번 조사해 봐야했다. 흠~~

오후에 깨끗하게 차려입은 동양 여자 손님이 wrap 을 시키고 패니니 머신에 넣어 달라고했다. 처음에 깔았던 흰 종이를 벋기고 패니니 머신에 넣어야하는데 깜빡하고 종이채 넣었다. 다 됐다는 신호 깜빡이를 보고 wrap을 꺼내니 “이런” 한 면의 종이가 빵과 붙어 떨어지지 않는 다. 마침 손님이 전화기에 눈이 가 있기에 얼른 새 wrap을 꺼내 내용물을 담아 다시 패니니 머신위에 올렸다.

종이를 빼고 머신에 올리는 것을 일년동안 다 잊어버린 것이다. 팍팍 돌아가던 머리가 이렇게 실수를 저지르다니… 나이 먹어도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일 하는 것이 치매 예방이 된다는 말이 실감나는 날이었다.

머리도 잘 돌아가게 기계처럼 기름을 쳐야한다. 기름을 치려면 머리를 자꾸 써야하는데 나이들어 머리 쓸 일이 그리 많지 않으니 노인들은 차츰차츰 머리가 죽어간다. 캐셔를 보면서 손님이 현금을 낼때 거스름돈을 속으로 암산 해 본다. 그리고 컴퓨터에서 나오는 돈과 일치하나 본다.

무슨 빵으로 드릴까요? 몇 인치짜리지요? 무슨 샌드위치요? 토스트 합니까? 야채는 어느것 넣을까요? 소스는요? 드링크와 쿠키 혹은 칩스를 원하시나요? 여기서 먹어요? 아님 투고 입니까? 현금인가요? 크레딧카드입니까? 안녕히 가세요. 남은 하루도 좋은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네 다음에 또 뵈요.

두개를 한꺼번에 시킨 손님이 여러가지 야채를 주루루 말했는데 다음 샌드위치도 아까와 똑 같이 해 달라고한다.

“다 기억나세요?” 손님이 내게 말한다.

“해 볼게요.”

나는 기억의 줄기를 다시 잡아 “lettuce, cucumber, tomato, pickle, olive, onion, bana pepper, 이런 순서 맞나요? 소스는 매요, 랜치, 사우스웨스트지요?” “오, 맞았어요.” 손님이 크게 웃으면서 나를 치켜올려준다.

별 것은 아니지만 일 하는데 즐거움이 있다면 손님과 이런저런 대화로 잠시나마 기분좋게 보내는 것이리라. 옛날에 알던 손님이 다시 일 하냐고 물으며 반색한다.

머리에 기름좀 치고 돈도 번날, 내게는 매우 유익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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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7도 11도 / 새벽에 나가 준비한 학교 빅 오더는 잘 해서 나갔다. 덕분에 매상이 껑충… ^^ /

** ‘빅토리아 수시’ 사장님께서 아일랜드 나잇을위한 도네션으로 식권 두 장을 보내주셨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