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일랜드 나잇에 한국참전 용사들을 초대했다. 많이들 돌아가시고 이제 몇 분 안되는 이분들과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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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 제 8회 아일랜드 나잇은 잘 치루었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마지막으로 끝내는데 많은 박수를 받게됐다. 하루 전날인 금요일 리허설 때였다. 갑자기 연극 연습을 다 마쳤던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가 행사날 못 온다는 전갈을 받았다. 기가 막혔다. 우째 이럴수가. 나 한테는 직접 연락을 안 하고 그의 친구인 ‘로미오’역을 맡은 학생에게 이유는 말 하지 않고 그냥 못한다는 말만 했단다.

나는 우물쭈물 할 수가 없었다. 그 배역이 빠지면 연극이 제대로 연결 될 수가 없다. 주연은 아니지만 빛나는 조연이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전달한 로미오에게는 “아무 걱정말고 너는 오너라.”라고 말 했지만 당장 어디서 이 배역을 찾는단 말인가? 내 마음은 바빠지기 시작했다. 행사 하루 전이었고 그나마 교회 아이들도 방학때라서 부모들과 여행도 떠난 집이 많다. 특히나 이 좁은 빅토리아에서 어떻게 이 다급한 상황을 해결해야 할련지 끙끙 거렸다.

리허설을 위해 교회로 가는 중이었는데 내 마음속에 번듯 ‘선규’가 머리에 떠 오른다. ‘될까?’ 나 혼자 선규가 배역이 어울릴지 그림을 그려본다. 선규는 방금 우리 집에서 엄마와함께 점심 식사를하고 갔는데 솔로를 하게될 엄마의 리허설때문에 함께 교회에 올 것이다. 2 년 전 선규는 아주 짧은 엑스트라 역을 즉석에서 했는데 아주 잘 했었다. ‘그래 할 수 있을꺼야’ 이렇게 생각한 나는 선 규를 티블트역에 넣기로 마음먹었다.

감독 주정옥선생을 만나 내 다급한 사정을 얘기하니 주선생 역시 나 처럼 깜짝 놀랜다. 내가 선규를 추천 하니 첫 마디가 너무 어리다며 고개를 흔든다. 나는 이 상황에서 사람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니까 나이는 어려도 시도 해 보자고 감독을 설득했다. 감독 주선생는은 여러번 머리를 가로 저었지만 상황이 상황인만큼 어쩔 수 없이 허락한다.

리허설 시간이되어 교회에 가니 그 소년과 엄마는 벌써 와 있다. 이렇게 하여 선규에게 대본을 손에 들려주고 즉석에서 연습을 시키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한다. 줄리엣의 아버지 역을 맡은 ‘Efrain’씨가 내게 어쩌면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이 소년이 싸우는 상대에 비해 어림없이 작은데 결국은 자기보다 훨씬 더 큰 상대를 죽이니까 반전이 아니냐?”며 나름대로의 이유를 내 놓는다.

감독과 나는 속으로 진땀이 난다. 시간은 우리의 고민을 받아주지 않았고 무대는 열렸다. 프로그램 마지막 순서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에 맞춰 시작됐다. 처음부터 시작된 박씨와 김씨 두 가정의 싸움이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선규 차례가 왔다. “야앗!” 큰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는 선규는 아무 손색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사람들은 박수를 많이 쳐 주었다.

우리는 급한 상황이 닥치면 처음에는 낙담하고 그 다음은 실망하고 더 나아가서는 포기하게된다. 그러나 늘 이렇게 생각하면 길이 열린다.

**다 잘 될꺼야.

**틀림없이 해결될꺼야.

**이것도 무슨 뜻이 있었어

**그러니 아무 염려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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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규는 앞 줄 왼쪽에서 네 번째 오란 셔츠에 빨간 벨트.

예쁜 줄리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