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언니와 친구 두분과 함께 밴쿠버 나들이 나갔다.

고운 하늘과 산들거리는 바람을 따라 트왓슨 항구에 내려 씽씽 달려간 내 애마. 겉은 좀 그래도 속은 알차서 한번도 말썽없이 내가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준다. 행사도 끝나고 모처럼 하루 시간을 듬뿍 부여받았다. 물론 그 시간은 내가 내게 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걸리는 것 없이 놀러 나가는 날은 어린아이처럼 들뜬다.

언니 친구들은 내가 워낙 바쁘니까 말도 못하고 있다가 내가 선듯 하루 가이드를 해 준다니 너무나 반가워한다. 밴쿠버의 자랑인 스탠리 팍을가기위해 열심히 달려갔다. 오래 살아왔다는 자부심으로 그까짓 것 눈감고도 간다며 운전해 갔지만 입구에서 두번이나 잘 못해서 다시 동네로 빠져 버린다. 입구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간다는 생각만 내 머리에 남아있었는데 나중에 보니까 처음 길은 그냥 지나쳐야했고 두번째 길에서 우측으로 빠져야한다. 흠. 기억의 가물거림이여.

어제는 스탠리 팍에서 밤에 불꽃 놀이가 있는 날이라고 스탠리 팍 근처는 일찍 자리잡으로 나온 사람들로 골목마다 들썩 거린다. 공사도 겹쳐서 도무지 길을 빠져 나갈 수가 없다. 그래도 빅토리아에서 마음잡고 왔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손님들을 시내구경과 스탠리 팍은 돌아야했다. 여러번 돌고돌아 겨우 파킹 장소를 찾아냈다. 파킹료 $35.00 이라는 기계앞에 서서 내 자동차 파킹장소 번호를 누르고 OK를 누루니 총액 $45.57이 나온다. 사인보다 훨씬 많은 액수에 놀라서 영수증을 읽어보니 세금이 $10.57 이나된다. 왠 세금이 이렇게 많은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우짤 수 없는 일.

저녁을먹고 호텔로가는 동안에도 나는 정말 어이없이 길을 헤메면서 돌고돌고 또 돌면서 겨우 내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늙어서 그런지 아니면 피곤해서인지 표지판이 그동안 많이 바뀌었는지 아니면 그 3개가 모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 생애 최악의 드라이브 날이었다.

어제는 그렇다치고 아침에 집으로 오는길도 나는 또 헤메고 헤메면서 겨우 17번을 탈 수 있었다. 코퀴들람과 뉴웨스트는 내가 살았던 곳이며 또 친구가 살아서 눈 감고도 다니던 곳이 아닌가!

어제 당일 집에 오려고 아무 준비없이 나갔기 때문에 전화기 충전기가 없어 전화기 밧데리는 죽어가고 아울러 GPS도 작동이 안됐다. 이틀동안 나는 운전대를 붙들고 밴쿠버 거리를 이리저리 몰면서 돌고 돌고 또 돌아 겨우 집에까지 오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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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리 팍 입구에 서 있는 동상들 중에 가장 귀여운 남자 (아이구 간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