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난 아침을 먹고 내 취향의 커피 한모금을 마시면서 창 밖을 내다본다. 바로 창 앞에 너풀거리는 장미 잎이 현관 입구를 완전히 가려준다. 그 옆으로 네 가지 다른색의 자두 나무들도 이 집의 운치를 더 해준다. 꽃들과 나무 그리고 채소를 적당히 기르면서 즐기던 내가 여행이라면서 또 다른 숲속으로 다녀왔다.

떠나는 아침에 가져갈 물건들을 챙기느라 두 시간이나 동당거리며 자동차와 집 안을 오가야만 했다. 밥 솥과 반찬, 읽을 책 그리고 간식도 챙겨 드디어 ‘출발’을 외치며 떠났지만 McKenzie 로 들어가는데 뭔가 빠진 것을 알게됐다. “앗, 내 눈약” 하루 정도는 무시 하겠지만 닷새동안 눈에 Drop을 안 넣으면 안되겠기에 다시 집으로 “출발”을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일로인해 예정보다 두 시간 연착된 시간에 패리를 타게되었다. 타이어 펑크로 다섯시간 반 동안 토잉트럭을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 내가 눈약 가지러 가지만 않았으며… 이런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 우리가 자동차를 잠시 멈추지만 않았으면… 이런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 자동차를 멈추되 아주 속도를 천천히 줄였으면… 이런일도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않았으면…’ 이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아들 별장에서의 생활은 자유스러웠을까? 가져간 쿨러를 집 밖에 두고 밥 먹을때마다 밖에서 먹어야만 했다. 아침은 밥을 먹지 않았지만 저녁은 김치를 먹어야만 했기에 김치 냄새를 집 안에 풍기지 않으려고 그랬다. 별장은 아들의 친구들도 자주 다녀가기 때문에 집 안에 쿰쿰하고 괴상한 냄새를 남겨 두어서는 안된다. 한국떠난지 43년인데 김치는 아직도 내 분신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아마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럴 것이다.

아침에 어제 농장에서 사온 고추와 마늘로 피클을 담궜으니 집 안 가득 마늘과 고추 냄새가 나겠지만 내 코는 이미 그런 냄새에 무감각하고 또 냄새난들 누가 뭐랄 사람이 있나!

오전에 피클을 다 담그고 앉아 음악을 들으니 그렇게 평화스러울 수가없다. “여기가 바로 휴가지로구먼, 가까이 놔두고 어딜 그렇게 멀리가서 돈쓰고 시간쓰고 맘 고생하고 왔담.” 이상한 휴가에 쓴 내 애너지 보충하느라 그림도 못 그리고 어정쩡하게 서성이며 집 안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

휴가?

집이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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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나잇 2번째 출연한 김명정 선생님의 ‘Danny Boy’ 열창. 피아노 반주는 며느님 김유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