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은 오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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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어제 새로 하숙생이 들어왔다. 지난번 B님이 가고 새로오신 분은 나이가 칠학년 중간쯤 된 p 선생님이다. 이 분도 새 집샀는데 완공이 예정보다 늦어서 잠시 머물게된 경우다.

어제 밤에 식사를 마치고 P 선생님께 여주었다. “아침식사는 보통 몇시에 하셨나요?” P 선생님께서 잠시 빙긋 웃으시더니 “그게요.” 뜸을 들이신다. “실은 혼 밥을 먹느라 대중 없었어요.” “아, 알겠어요. 우리집은 8시30분이예요. 세 번 불러서 식탁 테이블에 안 앉으면 식사 못하십니다.” 내가 웃으면서 말하니 P 선생님께서 하 하 하 웃으시면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침에 “식사요, 식사 얼른들 나오세요.” 하니 각 방에서 “네에~~~~” 하며 착착 나와 의자에 앉는다. 이것저것 상차림을 보시더니 “혼자는 도저히 이렇게 먹을 수가 없어요. 참 맛 있어요.”한다.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면서 내가 P 선생님께 물었다.

“어제 밤 잘 주무셨나요?”

“네에, 아주 아주 편안하게 잤어요. 뭔가 포근했고 고요함 속에서 누군가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는 듯 했어요.”

“무슨 말요?”

“쉬어라. 푸욱~ 그동안 수고 많았어. 그러니까 이제 쉬는거야.”

“아, 네에…”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나는 책상에서 책을 보고있는데 이층 P 선생님방에서 아름다운 음악소리와함께 선생님도 함께 노래를 부른다. 내 귀에까지 아주 크게 노래 소리가 들린다.이건뭐지? 지금까지 우리 집에서 이렇게 크게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없었는데… 그런데 연세 있으신데 목소리도 참 좋네.”

우리는 자연스레 노래 얘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소향 노래를 좋아한단다. 나는 소향을 잘 몰라서 유트브를 켜서 함께 들어본다. 목소리가 청아하다. P 선생님이 말한다. “참 좋습니다. 지금 나는 휴양온 기분입니다.”

대게는 우리집에 머물다 떠날떠 그런말들을 하곤했는데 P 선생님은 첫 날부터 그렇다니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 P 선생님은 커피를 하루에 3~4잔 마신다는 커피 메니아, 매우 교양있는 분이 화분까지 잘 관리하고있다. 4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살아오셨다는데 화초도 무척 좋아하시는 가보다. P 선생님 화초들이 다음 달 이사 나갈때까지 우리집 부엌곁에서 함께 거하게됐다.

아래 식물은 돈(Money)나무라고 하는데 중국 산이란다. 이것을 건네주는 분이 이 나무 잘 키우면 돈 들어온다고 했는데 어찌 비실비실 하다며 걱정한다. 내가 자세히 보니 가운데 싹이 하나 뾰족히 보이는 걸 보고 죽지는 않을 꺼라 위로해 드렸다.

저녁 식사후 나와 원조 하숙생은 새로오신 P 선생님의 재미있는 과거 얘기로 까르르 까르르 많이 웃었다. 아홉시가 되어 각자 방으로 공부?하러들 들어갔다.

새로 오는 분에게 그에 맞는 식단을 짜는 것이 내 숙제다. P 선생님은 포타시움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한다고 하셨는데 쯧쯧… 좋은 식품들 중에 거의가 다 포타시움이 들어있다. 끙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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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댁은 남자만 하숙해요? P 선생이 내게 묻는다.

“나는 여왕벌이고 싶어서요.” 내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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