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그림을 그리다. 작년 여름 마당에 피었던 작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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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골든아워 1권을 읽은 후 오늘 2권을 끝냈다.

2권은 우여곡절 끝에 저자가 몸담은 대학병원이 권역별 중증외상센터로 지정된 후에도 국제 표준에 훨씬 못 미치는 의료 현실 속에서 고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중증외상센터 사업이 시간이 흐를수록 원칙과 본질에서 벗어나 복잡한 이해관계에 휘둘리며 표류하는 동안 시스템의 미비를 몸으로 때우던 동료들이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부상으로 쓰러진다. 켜켜이 쌓여가던 모순과 부조리는 결국 전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대참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세월호, 귀순한 북한군 병사 등 대한민국 중증외상 치료의 현장을 증언하며 저자는 이제 동료들의 희생과 땀과 눈물을 돌아본다. 낙관 없이 여기까지 왔고 희망 없이 나아가고 있지만, 전우처럼 지금껏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들을 기록하고자 밤새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갔다.

부상을 감수하며 헬리콥터에 오른 조종사들과 의료진들, 사고 현장에서 죽음과 싸우는 소방대원들, 목숨을 각오하고 국민을 지키는 군인들…. 이 책은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 분투해 온 그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헌사다.

** 저자는 좌안 망막 손상을 진단받고도 좀처럼 쉬지 못했다. 해야 할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해야 했기때문이다. 이로인해 한쪽눈이 실명한다.

<한쪽 눈의 실명은 운전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무엇보다 수술하는 데 애를 먹었다. 충분한 임상 경험이 축적된 정신과 의사라면 눈이 안 보여도 진료가 가능하겠지만 외과 의사는 다르다. 정밀 공업 엔지니어와도 같아서 외과 의사들의 손끝에서 벌어지는 수술은 불과 1미리미터도 안 되는 차이로 문합 부위가 터지기도 하고 핏물이 새어 나가기도 한다. 숙련도가 바탕이 돼도 극복되지 않는 문제다. 그래도 인간의 적응능력은 놀라워서 나는 보이지 않는 눈에 조금씩 익숙해졌고, 일상생활을 하거나 수술을 하는 데 무리가 없어질 만큼 나아졌다.

어머니는 적당한 융화를 강조하며 get along 을 잘 해야 한다고 당부하시곤 했다. 그러면서도 본인 역시 강한 성정을 버리지 못해, ‘돌아서 가기보다 차라리 부딪쳐서 산산조각 나는 게 낫다. 남자는 죽을 때까지 길바닥에서 일하다 파편처럼 흩어져야 한다’라고 말씀하시곤했다. 나는 아버지를 닮아 적당히 어울리지 못해 인생이 고달팠고, 어머니를 닮아 돌아가지 못해서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품에안은 어머니의 눈물이 내 어깨를 적시며 축축하게 스몄다. 늘 강인해 보이던 어머니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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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이국종교수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질곡의 나날인지 알게됐다. 가슴이 먹먹하고 안쓰럽다. 지난해 12월20일 해군 문무왕함이 빅토리아에 사흘간 정박했을 때 식사 후 그분의 손을잡고 무대위에서 몇 분동안 막춤을 추었는데 그 귀한 손을 잡아 보았으니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교수님의 앞날에 축복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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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짬뽕으로 : 나는 매일 내 부엌이 식당으로 생각하면서 식당에 온 손님을 대하듯 하숙생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음식 만드는 소요시간이 상당하다.

‘맛과 멋’을 자랑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