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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시간이었다.

굳 모닝으로 시작하여 8시 30분이면 각각의 방에서 주방으로 내려와 식탁에 앉는다. 오늘은 무엇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까? 두 남자의 얼굴은 자못 기대에 설레이는 듯하다. 어제 밤에 녹두를 불려 익혀놓았는데 부드럽게 죽을 만들었다.

“선생님은 인상이 좋으시고 느낌이 만화의 캐릭터 같습니다.” 원조 하숙생의 말

“으 하 하 하, 그런가요? 사람들이 저보고 잘 웃는다고들 해요. 그런데 말이죠 나는 아직도 꿈을 꾸고 있지요.” 늦게 들어온 하숙생의 말

“무슨 꿈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나를 확 잡아 정신이 뺑 돌만큼 매력적인 여자를 한번 만나서 내 남은 인생을 단 한번이라도 불나방처럼 살다가 스러지고 싶거든요.”

“아, 지난번에 얘기들 했던 여우를 만나고 싶다는 말씀이지요?”

“으 흐 흐 흐 그런 여우를 만날 수 있으면 마지막으로 도전해 보겠어요.”

“선생님, 그럼 여우 찾는것 제가 해 볼께요. 이왕이면 꼬리 아홉달린것 어때요?” 하숙집 아줌마가 끼어든다.

“좋지요. 그렇게만 된다면 내 인생 다시 한번 꽃 피울 수 있지 않을까요? 끄르륵 끅끅 ㅋㅋㅋ” 얼굴가득 웃음을 띄우며 계속 웃는 모습이 매우 천진하다.

“잠시만요. 선생님, 선생님은 아직도 인생 뜨거운 맛을 못 보셨군요. 아직도 여우 찾을 꿈을 꾸시는 것 보니까요. 난요 한번 살은 것 다시는 되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뜨거워서 엉덩이 다 까지고 팔다리 힘 다 빠졌어요. 그래도 꿈이 아직 남아있으시다니 부럽습니다. 어디 한번 찾아볼께요. 그런데 그런 여우가 정말 있을까요? 혹 있다손 치더라도 여우한테 홀리면 조금 남은 인생 막 내려요. 꿈 깨시는게 좋을 듯… 애구구~~”

우리 칠 학년 세 사람은 매일 이렇게 재잘거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어느날은 우리의 늙음에 대하여 얘기하며 어느 날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끄집어 내기도 한다. 눈이 침침해서 책을 못 읽겠는데 다행히 내가 가끔씩 올려놓는 독후감으로 대충이라도 책의 내용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는 얘기도한다.

사실 나는 내 피붙이 언니로 시작하여 몇 건의 중매를 성사시켰고 모두들 좋은 부부로 잘 살고있다. 이번에는 여우를 찾아야하니 숙제가 조금 무겁다. 과연 칠 학년 중반의 남자에게 맞는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를 찾을 수 있을련지.

출발~~~ 여우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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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탁 : 돌솥 비빔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