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 메밀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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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하루에 몇 번씩 밭에 나가 아기들을 돌본다. 밤 새 얼마나 자랐나? 오후에는 또 얼마만큼 솟았나?등을 관찰한다.

**힘센 놈들 사이에 끼어서 기 죽어 있는 작은 놈들을 보면 그를 덮고있는 큰 꽃 가지들을 사정없이 잘라준다.

** 방안에서 싹을 틔워 미리 밭에 심었던 해바라기들 가운데는 벌써 키가 내 손바닥만큼 커가고 있는 놈들이 있다. 기분이 너무 좋다.

** 그런가 하면 방안에서 키우면서 시간을 놓쳐 키가 너무 커버린 해바라기 싹은 가엽게도 다음날 꼬부라져 스스로의 무덤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이럴때는 매우 슬프다. 그를 둘러싸고있는 흙을 가만히 덮어주면서 말한다. “쯧쯧, 세상에 나와서 빛도 못 보고 가다니 미안해”

** 작년 가을에 얻어온 해바라기 씨앗이 상당히 많아서 모종하다 남은 것들은 그냥 흟뿌려 놓았는데 이제사 조금씩 고개를 들고있다. 6월 말경 봄 꽃들이 다 지고나면 금년 여름은 해바라기 동산이 될 것 같다. 기대에 부풀어있다.

** 밭에 뿌린 싹들이 잡풀과 구별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어릴때는 잎들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있듯이 그것이 좀 클때까지는 진짜와 가짜를 함께 자라도록 놓아둔다. 아무거나 뽑다가 진짜가 뽑혀 나가기 때문이다. 인내가 필요하다.

** 작년에 처음 많이 나왔던 한련화가 저절로 떨어진 씨앗으로 벌써 진을치고있다. 상추와 갓 한련화 케일 등이 한 마당에서 논다. 모두다 만만찮다. 누가 더 세냐구? 저마다의 자리 확보를위해 한치의 양보도 없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이겨야 산다.

** 단 호박을 사다먹고 몇 알 심은것에서 제법 왕성한 떡잎들이 나오고 있다. 작년에는 한 곳에서 너무 많이 나와 뽑아 내느라 골치를 앓았는데 이제는 몇 포기 잘 키우기로 했다. 자식 많이낳아서 제대로 못키우는 것 보다 하나나 둘 낳아서 알뜰하게 키우는 우리 삶과 같다고 하겠다.

** 현관 입구에 늘어진 분홍장미 가지를 아주 많이 잘라주었다. 모르는 사이에 죽은 가지들이 너무 많다. 이렇듯 매 순간순간 돌보아주지 않으면 가지가 죽어가는줄도 모른다. 반성~

** 친구가 몇 년전에 얻어다 준 ‘머위’ 이것을 푸대접 하면서 이리저리 옮겼는데 효능을 알고보니 항산화 물질이 많아서 암예방, 혈액순환등등 너무 좋다고 한다. 그 이후로 잘 키우고있다. 돌보지 않아도 사정없이 가족을 늘리는 식물이다. 요즈음은 예쁨 받고있다. ^^

** 쑥, 쑥, 쑥쑥커가는 쑥 얘기다. 이것도 친구가 몇 년전에 밴쿠버에서 갖다 주었는데 잘 해먹지 않다가 어제 쑥떡을 성공시킨 이후 갑자기 친해졌다. 호돌이에서 쑥 많으면 팔아준다고 한다. 쑥으로 돈도 벌게 생겼다. 으 흐 흐 흐

** 정해진 밭 안에 들어있는 채소와 꽃들만 귀여워하고 가꿔주는데 그냥 뜰에서 피어나는 잡풀, 내 발에 밟히는 이건또 뭐지? 왜 그동안 내가 너희들을 모른채 해 왔을까?

“어머나 너도 예쁘구나 얘. 시답잖은 풀이라 물도 안주고 아는채도 안 했는데 오늘은 네가 주인공이다. 너도 예쁘다. 정말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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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2도 / 맑고 약간 흐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