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거둔 사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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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저녁

코로나만 아니면 한국으로 날라가서 치료를 받고싶다.

지금까지 캐나다를 무척 사랑하고 좋아했는데 아프면서 캐나다의 메디칼 시스텀의 구멍을 체험하고는 아연 실색한다. 캐나다는 아파서 죽는 사람이 나와도 순서가 되지 않으면 진료를 받을 수 없다. 열 흘 전 벌써 내가 왜 이 토록 통증을 느껴야 하는지를 CT Scan을 통해서 알았다. 하지만 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스페셜리스트와는 통화가 전혀 되지 않았다. 캐나다는 의료비는 없지만 절대적 의사부족으로 환자들이 제 명대로 못 사는 나라다. 여러번 사무실에 내 전화 번호를 남겼더니 오후에 겨우 연락을 받았다. 스페셜리스트가 우리 홈 닥터한테 어떤 지시를 했단다.

내일쯤엔 홈 닥터로부터 전화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가 견디기 힘든데 열흘을 훌쩍 넘기고 말았다. 의사의 아무 연락없이 지난 주말을 보내면서 거의 공포수준의 불안함을 느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할까? 밤에는 또 어떻게 침대에서 일어나야하는가?

어제는 할 수 없이 다시 앰블런스를 두 번이나 불렀다. 두번째는 죽어도 병원에서 죽어야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내 상황을 듣더니 나를 병원으로 데려가지않고 “병원에 가 봐야 진통제 더 센것 주는 것 밖에 없다. 오가는 시간동안 그리고 복도에 누워서 고생하는 시간등등을 생각하면 집에서 견디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하~ 기가 막힌다. 또 사실이 그렇기도 하다. 내가 그러면 환자가 이렇게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는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으니 홈 닥터로부터 새로운 처방을 받는 것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어 하는말이 누워만 있으면 몸이 굳어져서 다시 일어나기도 힘들다면서 조금씩이라도 집 안에서 계속 걸어야만 한다고 말하고 떠난다. 밤 새 두 앰블런스가 다녀갔지만 역시 내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

낮에 홈닥터와 통화하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 환자를 방치 할 수 있냐고 말했더니 약을 새로 주겠는데 이 약은 먹으면 계속잠이오고 정신이 혼미하단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습관이되어 이약 (진짜 마약)을 계속 찾게 된단다.

오.,

그저 아무 말도 안나오고 내 스스로 통증을 무너뜨리는 수 밖에 없다. 잘 챙겨 먹지 않으면 그나마 힘이 없을 것같아서 음식은 그냥 입에 집어 넣는다. 약 때문에 입이쓰고 입맛은 zero다.

우.,

낮에 조용완목사, 여성회유현자 회장, 물리치료사 김성일집사, 한인회임원 김명정님께서 다녀가셨다. 유현자회장이 점심을 제공해주어서 감사했다. 위로의 방문이 내게 큰 힘이된다. 아프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의 빚을 지고있다.

“그러나 기다려, 내가 일어나면 다 값을꺼야… 이자 붙여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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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벽

4시 반에 잠이깨다. 일어나 워커에 의지해서 집안 구석을 왔다갔다 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약 먹는 시간을 나누어 재 조정해서 하루에 3번 먹던것을 4번 으로 간격을 좁혔더니 어제는 통증이 덜 했다. 물론 몸이 좋아진 것은 아니고 통증 느끼는 것이 어제보다 낫다는 얘기다. 어지럽던 정신도 좀 맑아져서 어제쓰던 글을 마무리했다. 휴 휴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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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찍 일어났더니 조목사님의 새벽기도 Live 영상도 볼 수 있다.

날씨 : 9도 / 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