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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볼일이있었다.

수표 두장을 디파짓 하기위함이었다. 은행 창구에가서 핸드백을 여는데 내가 디파짓 하려했던 수표 중 한 장이 없다. 지갑과 가방을 몇 번이나 다 뒤져도 수표는 어디로 도망갔는지 내 눈에 띄지 않는다. 액수가 큰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잘 넣어둔 것이 감쪽같이 사라져서 도로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집에 와서도 책상 설합을 다 뒤져도 그 수표는 나오지 않는다. 옛날처럼 은행을 자주 가지 않기도 했지만 내가 운전도 할 수 없는 입장이라 미루어 오던 것이 이런 사단을 불러 일어켰다. 마음이 찝찝하다. 이 수표는 작년 11월에 핸드폰 전화회사를 바꾸는 과정에서 먼저 회사에서 내게 한 달치를 더 받았다고 돌려준 수표였다.

앉아서 돈을 땅에 흘러버린 것 같아 내 자신에게 나무라고 있다가 그럴것이 아니라 먼저회사 (Roger’s)에 연락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요즈음 사람 음성듣기 힘든세상이라 Contact us로 바로 들어갔다. “Can I help you”가 뜬다. 내가 대충의 사정얘기를 써 글을 내보내기까 다른 담당자를 연결해 주겠다면서 기다리란다. 이렇게 시작되어 Ashley란 여성과 내가 대화를 시작했다. 나는 “여차여차 수표를 받았는데 그만 잃어버렸다. 먼저것을 cancel 하고 새 수표를 발행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고 Ashley는 내 케이스가 좀 특이하니까 조사를 해 봐야 겠다면서 좀 오래 기다려 달란다. 나는 돈을 받기위해 기다리는 것 no problem이라고 말해주고 정말 좀 길게 기다린 후 다행히 Ashley로부터 새로 수표를 발급해 주겠다며 Case # 까지 친절히 알려주었다. 나는 감격해서 “Ashley씨 너무 고맙다. 내가 혹 다시 전화 회사를 바꿀려면 꼭 Roger’s로 다시 오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했다. Ashley도 우리 회사는 손님의 입장을 최대한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서 좋은 오후 보내라고 바이바이를 하고 들어갔다.

오후에 딸아이로부터 전화가와서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니까 딸아이가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엄마, 그 Ashley 로봇인것 알아요?” “뭐? 정말 로봇이라구?”

그런데 로봇이 어쩌면 그렇게 사근사근 감성적으로 손님과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을까? 문자를 주고 받는동안 단 한 줄도 이상한 느낌도 없었고 기분이 상하지도 않았으며 더우기 내가 원하는 수표를 다시 발급 받을 수 있게되어 참으로 기뼜다. 딸아이 말을 듣고보니 참으로 세상이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다가 사람과 로봇이 결혼하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사람과 로봇이 부부가되면 적어도 죽이니 살리니 하는 부부싸움은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이혼도 없을 것이고. 흠~

저녁에 코스코로 올라가 꽃 한다발과 먹거리 장을 가득 보고왔다. 요즈음 식욕이 왕성해져서 먹고 돌아서면 다시 배고프다. 살이 좀 찌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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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비 / 8도 / 산책 1번 (B코스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