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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마찬가지로 밤 새 눈이 많이 내렸고 낮에도종일 눈이 내렸다. 요즈음 날씨 관계로 낮에 계속 장작 벽난로를 켠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장작불이 조금 꺼져가고 있을 무렵이었다. 곧 숫이 될 장작불을 보면서 군고구마를 구워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점심으로 군고구마 어때요?” 내가 하숙생 선생님께 물었다. “좋지요.” 이렇게 합의를 본 후 나는 큰 고구마 하나를 몇 토막내어서 화덕에 넣었다.

약 이십여분 지나서 하숙선생님이 내게 묻는다.

“고구마 꺼내야 되지 않나요?”

“아노, 아직 멀었어요. 그냥 한 참 놔 두세요.” 아침 설거지를 하면서 나는 고구마쪽을 쳐다 보지도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데 하숙선생님은 한 십 분 쯤 후에 방에서 나오더니 또 내게 묻는다.

“저어, 고구마 꺼내야 되지 않나요?”

“아뇨, 고구마는 익으려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요. 걍 놔 두세요.”

“아, 네에…” 하숙선생님은 이렇게 말은하지만 뭔가 찝찝한 표정이다. 그런 후 잠시 또 하숙선생님이 방에서 나오더니

“엘리샤씨, 고구마 꺼낼가요?”

“아,,,, 아뇨……. 고구마 굽는것 모르시나봐요. 갸들이 딱딱한 물건이라 아주 오래있어야 구워져요. 요리는 제게 맡기세요.” 아무렴 내가 고구마 굽는것 모를 것 같으냐?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하면서 큰 소리를 쳤다.

드디어 벽난로의 불이 다 꺼지고 고구마를 꺼내게 됐다. 그러나 “Oh, my goodness” 고구마는 아주 숫 덩이가 되 버렸다. 큰 소리치던 나는 너무나 창피하고 쪽팔려서 얼른 허리를 반으로 접고 하숙 선생님께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잘난척해서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라며 사과를 했다. 하숙 선생님은

“아뇨, 뭐… 내가 엘리샤씨 성격 모르는 것도 아니고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세우는 것) 그러나 저러나 오늘 점심값 하숙 비에서 빼 주시면 됩니다. 으흠. 흠. 흠.” 평소 얌전하신 선생님이지만 오늘은 건수 하나 잡았다고 큰 소리 친다.

“그 그러지요.” 나의 비실비실 거리는 소리가 목구멍에서 겨우 새 나온다.

고구마는 물건너 갔으니 대신 만두 만들어드릴께요. 군만두와 물만두로 점심을 먹으면서 우리는 새까맣게 탄 고구마 사건으로 서로 눈물을 흘리면서 웃어댔다.

오늘의 교훈 :

  1. 내가 아무리 잘 안다해도 남의말에 한번쯤은 귀 기우릴 것
  2. 내 경험이 최고가 아니다
  3. 잘난척 하다가 망신당한다
  4. 실수하면 시간낭비 돈낭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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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엌에서 한 일이 많았다. / 만두 만들어 얼리기 / 깨 볶기 / 묵쑤기 / 비누 만들기 (한국에서 주문들어왔다. – 이 분은 피부에 문제가 있는데 꼭 내 비누를 써야만 얼굴이 반들반들거리고 아무 트러블이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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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3도 / 눈 / 걸으러 못 나갔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