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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근교수의 제8 에세이집 ‘백화화쟁’을 읽다.

모든 제목과 내용들이 신선하고 감칠맛이나는 것은 물론이며 글을 마치 공깃돌을 손 바닥에 놓고 굴리듯이 자유롭게 써 놓은 것에 감탄한다. 지난 주 책을 다 읽은 후 오늘 다시 한번 읽다가 소제목 첫 번째 ‘해를 몰고 간다’의 내용중 몇 장면 올려본다.

<해가 뜬다. 어제처럼 오늘도 해가 뜬다. 어둠이 사방에서 위새를 부리는 시간에 해는 산을 넘어온다. 새벽안개가 피어오르는 개울을 가뿐하게 건너고 담쟁이가 벽걸이로 걸린 돌담을 훌쩍 넘는다. 집 가까이 다다르면 더욱 환한 몸체를 세우고 마루를 거너 방문턱으로 들어선다. 마침내 우리 곁으로 바싹 다가선다. 하루 첫 진객이 나타나면 태양의 도시에 사는 주민들은 ‘오늘도 오시는구나’라고 경탄하면서 두 손을 내민다. 나팔꽃이 나팔을 부는 새벽이 그 무렵이다.> 13쪽

<해가 지는 서쪽으로 차를 몰았다. 일 초라도 더 많이, 일 분이라도 더 오래 빛이 머물기를 부탁하고 싶어서였다. 언젠가 호주에서 태양을 좇는 어드벤처에 가입하여 그날 두 번 일몰을 보았다. 여긴 한국이니 잠시 국도변 낯선 국밥집에 들러 정월 다섯째 날 노을이 잠긴 국물을 마셨다. 뜨뜻한 첫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태양이 도는 황도를 생각했다. 태양을 삼켰으니 다시 모든 게 흐른다. 발끝까지 피가 돌고 손가락 끝에 힘이 모인다. 양손으로 감싸 쥔 동그란 질그릇이 더없이 따뜻하다. 행복할 때도 눈물이 난다. 한 해를 다시 맞이했는데 그 이상 무슨 자연의 자비를 바랄 건가.> 16쪽

노을에 잠긴 국밥 국물을 마시고 태양을 삼켰다고 소리치는 이 남자를 보라. 태양을 삼켰으니 신체나이도 칠십이 아닌 곧 청춘으로 돌아가리라. 작가는 어떻게 시원찮은 국밥 한 그릇을 먹고서 이렇게 보석같은 글을 뽑아낼 수 있을까? 부럽고 또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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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새알 팥죽과 잣 그리고 동치미
저녁 : 도토리 묵 / 월남쌈 (아직도 눈이 많이 쌓여서 마켓에 가기가 힘들다. 집에있는 재료를 찾아내 있는대로 준비했다.)
도라지 / 새우 / 당근 / 3가지 색 피망 / 양파 / 김치 / 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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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4도 / 비 / 걷기 50분 (우산쓰고 천천히 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