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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야마구치슈 지음)를 구입해서 읽고있다.

아직은 책 읽기의 시작에 불과하지만 흥미있는 책이다.

오늘 제목의 ‘르상티망’을 여느 철학 입문서에서처럼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이다. 1970년대 프랑스에서 젊은이들이 고속도로에 올가미를 만들어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불특정 부유층’을 살해하는 바람이 불자 윤리학의 중심용어가 됐다.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사람은 그 르상티망을 일으키는 원인이된 가치 기준에 예속하고 복종함으로써 그 감정을 해소하려고 한다. 쉬운예로 주위의 모든 사람이 명품 가방을 갖고 있는데 자신만 없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물론 누군가는 명품 가방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물건이 아니며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같은 수준의 명품 가방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품고 있던 르상티망을 해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게 어디 명품 가방뿐이랴. 페라리 같은 고급 자동차나 리처드 밀 (이 시계 하나에 6억 7천 만원까지 있다.)같은 명품 시계의 세계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명품 의류 브랜드나 고급 자동차 회사가 매년 새로운 컬렉션과 모델을 선보이는 이유는 사람들로하여금 르상티망을 꾸준히 만들어 내기 위해서다. 물건이 넘쳐나 포화 상태임에도 오늘날 명품 시장이 대체로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업계 관계자들이 극히 교묘하게 르상티망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니체는 대표적인 예로 기독교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고대 로마 시대에 로마 제국의 지배 아래에 있던 유대인들은 줄곧 빈곤에 허덕였고 부와 권력을 거머쥔 로마인, 즉 지배자를 선망하면서도 증오했다.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도, 로마인보다 우위에 서기도 어려웠던 그들은 복수를 위해 신을 만들어 내 ‘로마인은 풍요로운데 우리는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지만 천국에 갈 수 있는 것은 우리 쪽이다.’는 논리를 세웠다. 니체는 신이라는 로마인보다 상위에 존재하는 가공의 개념을 창조함으로써 현실 세계의 강자와 약자를 반전시켜 심리적인 복수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니체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설파한 <성서>를 ‘르상티망’의 전형적인 콘텐츠로 꼽는다.

<성서>의 애독자이기도 한 나는 (저자) 니체의 지적에 모두 수긍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대 이래 철학자의 저서를 비롯한 수많은 킬러 콘텐츠들에 당시 중요했던 가치판단을 역전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프랜시스 베이컨 – 베이컨 수상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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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상티망이라는 용어를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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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픈이들을위한 기도부탁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시겠다고 연락와서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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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1도 / 비오고 흐림 /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