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폭풍을 몰아내고 저녁 노을이 곱게 물들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수영장에서 한창 운동중이었다. 갑자기 뒤에서 ‘으 하 하 하 깔깔깔깔 까르르르’소로가 요란하다. 열심히 하던 운동을 잠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요즈음은 수다쟁이들이 다 입 다물고 착실?하게 운동을해서 물 소리만 샤글샤글 나곤했었는데 이 고요를 깨고 들려온 웃음소리는 누구로 부터인가?

내가 뒤를 돌아보는 순간에 뒤에서 과거 수다쟁이었던 제넷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Alicia not me!”라고 소리친다. 즉 이번에 웃고 떠드는 무리속에 자기는 끼지 않았다는 말이다. 내가 이 말을 듣는순간 웃음이 폭발해서 까르르 웃으며 “알았어 제넷, 네가 아닌것” 라고 말해주고는 다시 앞을향해 운동에 전념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제넷한테 살짝 한마디(운동중에 니들 말 소리좀 줄여줄수 있겠니?) 던진것이 이 처럼 효과를 보고있었나 싶다. 덩치로보면 나는 그들의 거의 절반 밖에 안되고 또 내 인상이 그리 험하지않고 유순한 편인데(아닌가?) 이 사람들이 조심하려는 이 태도를 어떻게 봐야할련지. 참으로 고맙기도하고 착하기도한 할매들이다.

그런가하면 한국 배우들 너무 핸샘해서 미치겠다고 하던 할머니는 오늘 내게로 다가오더니

“엘리샤, 내가 한국 드라마 보면서 헷갈리는 것이있는데”

“뭔데?”

“한국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like라고도 말해?”

나는 금방 그 할매가 무슨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렸다. 즉 우리는 좋아한다 혹은 사랑한다의 구분을 영어처럼 딱 금 그어놓지 않고 적당히 ‘오빠 나 오빠 좋아해’ 말해도 그녀가 그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아듣는다.

“오, 그것? like를 써도 love와 같이 해석들을 많이해 번역하는 사람이 딱 잘라서 안 해놓은 모양인데 한국말이 좀 애매모호 하기도 하지. 헤 헤 헤”

“으흥. 알았어. 그러니까 like도 love같이 쓰인가 이거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왜냐면 둘이 아주아주 좋아하는 사이인데 like만 쓰니까 좀 이상하더라고. 헤 헤 헤”

아이고나 이 할매 엄청 나이 많아 보이는데 ‘한국 사랑 드라마’ 많이 보는가뵈. 아무튼 나는 기분이 썩 좋다. 물 속에서 기강잡고 물 밖에서 한국 소개하고 내가 튈려고해서가 아닌데 자기들이 날 튀게 만드니 어쩔 수 없이 튀기로 했다.

으흠, 뭐 내가 못 튈것도 없지. ‘튀는 할매’ 이것도 나쁘지 않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9도 / 맑음 – 기분 상쾌한 날 /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