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 익어가는 냄새를 올릴 수 없음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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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배추 한 박스 김치를 담그고 쉬기위해 침대로 올라갔다. 누워서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김치를 만들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누가 만들라고 한 것도 아니고 김치를 팔아야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늘 배추도 한 두 포기 담그는 것은 내 마음에 들지 않고 꼭 한 박스를 담궈야 속이 시원하다.
김치 냉장고에 익은 김치가 있으면 누구에게 주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것은 또 뭔지.
지난 토요일에 김치를 못 사고 돌아서던 분들이 주문을 받아준다고 하니까 ‘헤 헤 헤, 그럼 주문 할께요.’하면서 나름 먹고싶은 김치들을 주문하고 갔다. 총 아홉 사람이다.
김치 종류는 포기김치, 오이김치, 깍두기 세 종류다. 어느 사람은 한 종류만 주문 했지만 대부분 조금씩 각각 다 주문했다. 어제 담근 김치는 배추김치 인데 오늘 맛을 보니 이미 잘 익어가고 있다. 내 만족도 101% 합격이다. 오늘 밤 하루 더 실온에 두었다고 아침에는 김치 냉장고로 들여보낼 것이다.
조금 전 어느분과 통화하는데 내 김치를 꼭 전수하고 죽어야 한다며 엄포내지 협박까지 한다.
“그러죠, 그런데 누가 전수 받을까요? 그동안 많은 분들에게 레서피를 알려주었고 내 웹사이트 동영상을 뒤져보면 Alicia표 김치 담그는 얘기가 나와있지만 아직도 제자를 만들지 못하고 있어서 유감이예요.”
핼리팍스에 살고있는 딸아이가 얼마전 김치가 먹고싶어서 마켓에서 사왔는데 아주 작은통에 들어있는 것을 10불주고 사왔는데 2~3 젓가락 먹으니 없고 그나마 맛이 너무 없어서 다 먹지 못하고 버렸다는 것이다.
“엄마, 여기와서 김치 사업하면 대박나겠어”
“얘야, 김치 장사 여기서도 하면 대박난다. 뭐 멀리까지 갈 것 있냐?”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사실 김치값을 매기려니 좀 그렇다. 재료비를 생각해서 야박하게 하면 이문이 좀 나겠는데 그럴수는 없는 것 같고 (다 아는 얼굴인데 허 허 허) 어쩌나 하다가 이문을 최소한으로 택했다. 어차피 이것가지고 부자 될 일은 아니기 때문에 교우님들과 아는 분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다 함께 맛 있는 김치 먹으며 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김치는 이제 고급 반찬이다. 옛날에는 김치 하고만 밥 먹는 것을 가난의 상징으로 말했는데 이제는 부자들 밥상에 김치가 올라가는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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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3도 / 아침에 눈을뜨니 눈이오고 있었다. 나는 늘 하듯이 기후에 관계없이 수영장을 가려고 동네를 운전하며 내려가다가 작년에 눈 올때 수영장 문이 닫혔던 것이 생각났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 수영장 웹사이트를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Snow Closure : Tuesday Nov 29 라고 나와있다. / 예정대로 Tango Hair Salon에가서 머리를 자르다 / 프린터 카트리지 리필을 하기위해 이사간 상점을 눈길에 다녀왔다. 차사장께서 약간 놀라며 이렇게 말한다. “이렇게 날씨가 안좋은데 오셨어요?” / 나는 아파서 못 움직이지 않는이상 내 일상의 일들이 날씨와 무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