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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일찍 잠이 들어서 글을 못쓰고 아침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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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교회를 가는도중에 전화기를 켜 보니 배터리가 13% 밖에 안 남은 것을 알게됐다. 지난주말에 있었던 바자회에와서 김치를 주문한 것에 가격을 맞춰 일일이 담고 또 교사들에게 줄 불고기 볶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관계로 전화기 충전을 깜빡 했다.

3 주전부터 아는분을 우리집에 초대하기로 되어있었다. 이분은 곧 타주로 이사를 가는데 내가 픽업해서 저녁을 먹기로 했었다. 혹시 배터리가 방전될까봐 교회가는 도중에 그 집 앞에서 내가 편하게 갈 수 있는 시간을 미리 말 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예배 후 그분을 픽업가려고 다시 전화기를 켜니 역시나 전화기 배터리는 사선을 넘고있다. 1%에서 0%로 넘어가려고 꼴딱거린다. 아~~ 어쩌나… 제발… 이런 나의 비명소리를 못 들었는지 전화기는 까맣게 움추려들고 말았다.

뭐, 그러나 미리 예정 시간을 미리 알려 놓았으니 그 시간에 집 앞에 서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운전해갔가. 다행히 나는 예정 시간에 딱 맞춰서 그 집 앞 부근에 도착했다. 그런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곧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러면서 그 집 앞 파킹이 불편해서 다시 돌아 반대편으로가서 기다렸다. 이러기를 두번 했지만 집 앞에는 사람 그림자도 없다. 헐 헐 헐~ 이제는 조바심이 슬슬 나기 시작한다.

분명히 그 집은 길가에 일렬로 죽 서 있어서 혹 내가 집 번호를 잘 못 알았다해도 길에 나와 서 있는 사람을 못 볼리 없다. 우짤꼬~ 전화기에 그 집 번호가 들어있지만 전화기가 죽었으니 이제는 소용이 없다. 오… 디지탈이여. 내 입에서 한숨이 세어나온다. 옛날에는 사람들 전화번호와 주소등등을 프린트해서 차 안에 가지고 다녔는데 이제는 전화기 하나면 만사 오케이니 이런 아나로그식 종이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때 그 옆집사람이 밖에나와서 마당에 흩어져있는 종이 몇개를 줍는것을보고 다가갔다. “죄송합니다만 내가 전화기가 꺼져서 그러는데 혹시 내가 아는 번호에 전화를 좀 걸어줄 수 있나요?” 그녀는 자기는 지금 전화기가 없는데 잠시 기다려 보라고 한다. 집 안으로 들어가더니 누군가의 전화기를 가져나온다. 나는 평소 전화번호를 확실히 외우고있는 분에게 부탁해서 그녀에게 전화해서 내가 지금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 전화를 끊고 조금 후에 그분에 나오는데 그분은 내가 문을 두드릴 줄 알고 집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단다. 아이고야, miscommunication!! 아무튼 약간의 혼돈은 있었지만 다행히 옆집 사람의 도움으로 그분을 픽업해 올 수 있었다.

나는 자동차안에 충전기를 여분으로 두지 않았던 것도 후회했다. 장거리 갈때는 충전기를 가져가는데 로컬에서 뛰어봤자 30분 거리인 이곳 빅토리아에서 전화기 불통으로 이렇게 곤욕을 치루기는 처음이다. 까만 전화기속에 들어있는 모든 정보들, 이것들도 소통이 안되면 완전 꽝이다.

인간도 그렇다. 소통 안되는 사람은 불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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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헤어짐은 마음 아프지만 이분이 어디를 가던지 좋은일만 있기를 기도드린다. 뜨거운 돌솥 비빔밥과 붕어빵 그리고 와이트 와인 한 병을 여자 둘이서 다 비우고 기분좋은 밤을 보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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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지금 5도 / 흐림 / 교회 예배참석 – 교회는 목장구성이 다 되어서 두 번째 목장 가족들과의 만남을 가지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