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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1시 잖아요.”

“어머나 그래? 나는 어제부터 12시로 머리에 입력을 해 놓았었네.”

Tango Hair Salon에서 머리 하는 날이었다. 수영장에서 나와 곧 바로 시내로 달려갔다. 요즈음은 Parking App에다 파킹 번호를 넣고 결제해야 하는데 파킹장이 많은 건물안에서 미장원까지 걸어 가기가 멀다. ‘그러나 어쩌랴’하면서 가던 중 길가에 1시간 무료 파킹장을 만났다. 그것도 마지막 딱 한 자리다. ‘얼씨구’ 하면서 길에 파킹을 하고 세 블럭 정도 걸어 미장원에 들어간 것이다. 내 건강이 아직은 세 블럭 걷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걸어갔다.

이렇게 힘들게 갔는데 시간을 잘 못 알고 왔으니 내 차례가 되려면 한 시간은 기다려야했다. 그러려면 파킹을 다시 해야만 했다. 어쩔 수 없이 오늘은 취소하고 돌아서는데 헤어드레서 희선씨가 내게 이렇게 말한다.

“언니, 퇴근길에 언니집으로가서 해 드릴께요. 가 계세요.”

“정말 그럴 수 있겠어? 그렇다면 나야 정말 고맙지.” 다행히 희선씨의 집과 우리집이 그리 멀지않다.

저녁 7시 즈음에 우리집에도착한다는 카톡을 받고 김밥을 세 줄 말아 놓고 디져트로 붕어빵 반죽을 준비했다. 이렇게 머리 전문가가 출장까지 와 주어서 함께 저녁을 먹고 따끈따끈한 붕어빵도 먹고 나머지 붕어빵은 가족들 간식으로 보내주었다. 희선씨의 우리집 머리 출장이 처음은 아니다. 내가 아파서 꼼짝 못 할때도 여러번 출장와서 내 머리를 곱게 잘라주었는데 그때마다 여간 고맙지 않았다.

내가 빅토리아에 온 13년 전부터 희선씨와의 만남을 가졌는데 그녀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한 번도 남을 나쁘게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이런 희선씨가 내 이웃에 살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아주는 희선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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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맑음 / 8도 / 머리자르다 / 수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