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아니, 그 분이 그렇게 됐어요?”

“네에, 남편은 십 여년 전에 세상 떠났고 그 분은 워커에 몸을 의지하고 겨우 걸어요. 아들은 가정이 깨어져서 며느리는 한국으로 갔고 아들은 혼자 따로 사는데 손녀가 의지 할 곳이 없어서 할머니집에와서 살아요. 또한 딸은 어디서 사는지 소식도 모른다네요.”

“어머나, 그렇게 부유하게 살던 분이…” 나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나는 오래전에 밴쿠버에서 그들 부부를 알았는데 학연으로 연결되어서 자주 만나던 분이다. 당시 그들은 와이트 롹 부유한 동네에서 커다란 집에서 떵떵 거리며 잘 살았다. 남자는 가부장 적이어서 나는 그 남자분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부인은 성격이 온순한 편이었다. 그런 집이 어쩌다가 말년에 차도없이 남의 신세를 지면서 교회를 다닌다니… 참으로 세상 알다가도 모를 판이다.

이 소식은 그분과 같은 교회 다니는 분이 저녁에 전해준 사연인데 전화를 끊고나니 ‘참으로 인생 큰 소리 칠 일이 아니로구나’란 생각에 잠겨본다.

그 당시 그들은 한국에서 봉이 김선달 처럼 특정 지역에서 모레를 팔아 부를 축척 했다는데 요즈음 생각해보니 다 정계의 무슨 끄나풀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된다.

내가 그분들을 만났을 때는 사십 초반이었고 나는 하던 사업이 다 망해서 손 털고 미국으로 쓸쓸히 내려가던 때여서 그 사람들의 대문을 하늘처럼 높게 처다보며 부러워 했었다.

부자도 가난한자도 그것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해준 날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흐림 / 7도 / 교회 다녀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