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조카 며느리는 거의 시체같은 아들의 몸둥아리를 끌어안고 실성한 사람처럼 울부짖는다. 병원 중환자실은 그래도 방음장치가 잘 되어 있기는 하다. 조카 손자가 어제는 잠시잠시 눈을 떴고 나도 조카 손자와 눈인사를 나누었다. 아무말도 못하고 실눈을뜨고 한번 쳐다보고 다시 눈을 감는 손자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 콩팥과 간 그리고 모든 장기들의 기능이 마비되어 몸 전체가 물기가 빠지지 않아 팽창되어있다. 의사는 이런 상태에서의 호흡연장은 환자에게 치명적 고통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카 며느리는 성경에서 예수님이 살려낸 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하나님의 자비를 바란다.

“하느님, 이 아이를 10년만 살아있게 해 주실수 없나요? 그러면 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얘 혼자 외롭게 보낼수는 없습니다.”

조카 며느리인 엄마는 음식을 입에 댈 수도 없고 물도 마시지 않고 금식을하며 아들 곁을 못 떠난다. 물론 우리 조카도 마찬가지지만 엄마의 애끓는 기도와 눈물을 차마 보기 힘들다. 조카는 아들만 세 명인데 아픈 아들이 장남이고 이 아이는 결혼 후 9년만에 기적적으로 태어난 아이였다.

“너는 내게 여자로서의 기쁨을 안겨다 주었다. 23년동안 너와 참 행복했다. 우리아기… 너는 언제나 착하고 순전했지” 조카 며느리는 아이의 머리와 뺨을 수도없이 쓰다듬어준다. 조카 며느리는 이 특별한 아들과의 이승에서의 이별을 받아들이기 매이 힘들어한다.

간호사들이 들락거리면서 “He must be sweet boy. Lots of people visited him”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마지막을 보고 인사하러 옴에 놀란다고 한다. 특히 그 중에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멀리 토론토에서 장거리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와서 이 조카 손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울다 갔단다. 나는 이 얘기를 들으면서 과연 내가 죽음앞에 있을때 그처럼 먼 곳에서와서 나의 마지막을 배웅해 줄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나는 어제 밤 다섯시 패리를 foot passanger로 빅토리아에 들어왔는데 장례일정이 잡히는대로 다시 밴쿠버에 나갈 예정이다. 간밤에 패리는 도착지 스왓스 베이를 눈 앞에두고 기체 고장을 일으켜 배 위에서 한 시간이 넘도록 멈춰섰었다. 많은 사람들이 곧 배에서 내릴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다시 자리로 돌아가라는 방송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새벽 5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낮에는 병원에서 지냈고 밤 10시경에 집에 도착했다.

배 속에서 나는 이런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 이 배에 무슨일이 일어난다면 저를 주님이 계신 안전한 곳으로 꼭 보내주세요.”

아, 정말 내일일을 모른다. 요즈음같이 흉흉한 세월을 본 적이 있는가! 성경 요한 계시록의 말이 요즈음처럼 실감나는 적은 없다.

<성경의 마지막은 화려하다. 화려하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파괴적이다. 인류와 문명이 멸망하는 날이다. 7년 동안에 세계 인구의 대다수가 사망하고 모든 생물과 도시는 완전히 파괴된다. 그 7년이 우리 세대에 일어날 것으로 예고되었다. 여호와의 날, 분노의 날, 인류 멸절의 7년이 오고 있다. 요한계시록은 예수님의 12제자 중 하나인 사도요한이 AD 95년 경 기록했다. 그는 당시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아 지중해의 작은 섬 밧모섬에 유배 중 환상을 보았다.>

** 조카 손자으 호스를 제거 했다는 소식이 2 시간전에 들어왔다. 이로부터 12시간 후면 이 세상의 호흡이 완전히 사라진다고한다. 편안하게 천국으로 갈 수 있도록 기도부탁드린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날씨 : 8도 / 낮에 죽은듯이 누워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