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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안과 병원에가서 환자들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내 뒤에서 “Alicia”라며 내 이름을 부른다. 여자 목소리다. 이곳에서 나를 알이보고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누구지? ‘두리번 두리번’
그때 갑자기 내 쪽으로 얼굴을 내밀며 하 하 하 웃는 할매와 눈이 마주쳤다. “어머나 죠이스!” 나도 반가워 까르르 웃었다. 사실 어제도 그녀와 함께 수영장에서 함께 Aquifit을 하고 헤어졌는데 오후에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늘 수영장에서 만나던 사람을 다른 곳에서 예고없이 만나니 색다르게 반갑다.
죠이스 할매는 작년에 팔십을 넘겼지만 그런대로 건강한 편이다. 내가 눈 어디가 안 좋으냐고 물으니 황반변성 징조가 있단다. 너 나 할 것 없이 늙으니까 죄다 병원다니기 바쁘다. 내 경우 늙음이 갑자기 어느날 다가온 것 같다. 나는 그동안 할매들이 모인곳을 지나칠 때 마다
*나는 아니다.
*나는 아직 아니다
*나는 아마도 저 그룹에 끼지 않고 영원히 나폴나폴 날라 다닐 것이다
*저 할매들은 시작부터 늙어 있었을 꺼다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잡소리를 나는 스스로 하면서 망상에 빠져 살지나 않았나 싶다.
*얼굴은 쭈굴쭈굴, 짜글짜글
*걸음 걸이는 삐뚤삐뚤, 엉금엉금
*머리카락은 얼기설기, 번쩍번쩍, salt and pepper
*기억은 깜빡깜빡
*배는 통통배
이렇게 적고보니 늙음이 슬픈것이 아니고 가락이 있고 멋과 리듬도 있다. 야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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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1도 / 진눈개비가 내리다. 갑자기 다시 겨울이 온 듯 / 낮에 수영장 다녀옴 / 내일 눈 수술 하는 분을위해 함께 병원에 도우미로 간다. 수술이 잘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리며 자리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