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 시간에 방문해주신 부부가 사온 화사한 장미. 그분들의 마음처럼 정말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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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빅토리아에서 18년동안 사업하던 부부가 은퇴하고 이곳을 떠나면서 방문했다. 지난주 부터 예정된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그분들과의 식사준비를 어제부터 해 두었다. 사업도 열심히 잘 하고 삶도 열심히 살다 이곳을 떠나는 분들이다. 이들이 빅토리아를 떠나는 주 목적은 여행을 많이 하기위함 이라고 한다. 사실 빅토리아는 섬이라서 여행이 조금 번거롭다. 일단 밴쿠버까지 나가서 어디를 가던지 다른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기 때문에 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 시간과 경비가 더 든다. 돈은 그렇다 치더라도 밴쿠버에서 다음 행선지 비행기를 기다리는 공백 시간도 만만찮다.
이부부는 산을 너무나 좋아해서 은퇴 전에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등산도 하고 그 나라의 풍광에 매료되어 facebook에 올려놓은 것을 많이 보아왔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남은 생애 훌훌 털고 부담없이 여행만 하고 다니기로 했단다.
그럴 수 있는 건강과 생활여건이 받혀주니 너무나 부럽다. 은퇴후 이런 삶은 아마도 우리 모두의 바램일련지도 모른다. 이 부부의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다 낫기만 하면 멀리는 못 가더라도 조금 가까운데라도 자주 다녀봐야 겠다는 야심찬 결심도 해 본다.
집도 팔고 이제는 홈리스라며(다른 종류의) 너무나 마음이 홀가분 하단다. “집때문에 무엇을 걱정할 것이 없다는것이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줄이야!” 하며 어깨를 들썩인다.
새벽부터 마지막 짐 정리를 하느라 잠도 설치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며 내가 차려놓은 밥상에 두 분이 맛있게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내가 “붕어빵 준비해 놓았어요.”라고 말하니 두 분이 눈이 반짝인다. 두 분다 붕어빵 너무너무 좋아한다면서 붕어빵까지 잘 먹고 떠나는 이들 부부에게 “부디 아프지 말고 지금처럼 늘 건강해서 여행 많이많이 다니세요.”라고 격려해 주었다.
사람은 살면서 여러가지 우여곡절에 부딫히며 살아간다. 때로는 죽을 고비도 만나고, 슬프고, 고되고, 기타 애타는 일들로 7, 80년동안 살지만 마지막 마무리를 다 잘하고 부담없이 하고 싶은 것 하고 가는 사람이 최고다.
영어 속담에 이런말이 있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최후의 승자다. “Don’t be so happy now. He who laughs last laughs longest.” (지금 그렇게 행복해하지 마라. 마지막에 웃는 자가 최후의 승자다.) “In this life, he laughs longest who laugh last.” (이 인생에서는 마지막에 웃는 자가 가장 오래 웃는 자다.)
두분의 가는길에 늘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드리며 자리에 든다. (빅토리아가 그리워 놀러 올때는 꼭 우리집에서 유숙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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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6도 / 눈과 비가 섞여서 종일 내렸다. / 간밤에 눈이 너무 많이와서 아침 수영장에 할매들이 1/4 밖에 못 나왔다. 버스도 2시간동안 안 다녔고 높은데 사는 사람들은 눈길에 자동차를 못 움직였다는 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