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여덟송이 사인끝남 (16″ x 20″ 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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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직장을 옮겼다. 이번이 그녀의 마지막 직장이라고 말 한다. 딸은 오래 전부터 은퇴 나이를 55세로 잡았는데 몇 년 있으면 그 나이가 된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사위가 CEO로 있는 회사에 스카웃 되었었다. 그 당시 사위는 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서 마누라에게 SOS를 쳤었고 이제는 자기가 빠져 나와도 될 만큼 회사가 잘 돌아가게됐다.

딸아이의 새로운 회사는 신제품을 방금 출시한 회사인데 천재 대학생 두 명과 의사 한 명의 발명품이란다. 그것은 바로 반지가 손가락에 꽉 껴서 빠지지 않을 때 쉽게 빠져 나오게 하는 기구란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한가 싶었는데 딸아이 말에 의하면 반지를 손가락에서 못 빼내어 병원에 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헉~

나는 손가락에 반지 안낀지가 오래되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딸아이 얘기를 들어보니 손에 살이 많이 오른 사람이 무심코 살다가 어느날 반지가 손가락에 꽉 껴서 옴짝달싹 못하게 되고 응급실로 가는데 응급실에서도 반지 빼는일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란다.

헐~

딸아이가 들어간 회사에서 만들어 낸 이 기계는 작은 혈압기계 사이즈 정도인데 이 기구에 반지 빼낼 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손가락이 잠시 줄어들어서 쉽게 반지를 빼 내게 된단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 기구는 반지를 직접 자르는 기구인데 이떤 강력한 물체라도 이기구가 다 안전하게 자를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딸아이는 지금까지 이런 새로나오는 아이템 sales을 특별나게 잘 해 왔는데 핼리팍스 에서는 이미 소문이 나 있는 모양이다. 딸아이는 내일부터 미국출장이 잡혀있는데 이 기구들은 여러 병원에서 이미 상당수 팔려나가고 있단다. 딸은 돈 많이 벌 생각보다는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지루하지 않게 사는것이 목표라고 말해준다.

흠~

*초등 학교시절 피아노 연습한답시고 미리 녹음해 놓은것 틀어놓고 아랫층에서 TV 만 즐겨보던 딸아이 (나는 이층에서 부엌일 하면서 딸아이가 언제나 뚱땅뚱땅 피아노 연습을 잘 하고 있는줄만 알았다.)

*공부하기 싫으면 땡땡이 치면서 테니스 치러가고, 엄마 사인을 자기가 해 가던 아이.

*학교 가기 싫으면 아침에 전등불에 이마 갖다 대고 감기 걸려 열오르는 것 같다고 나를 속이던 딸아이다.

*이런 아이가 시집가서는 시어머니에게 ‘효도잘 하는 한국 며느리’라고 칭찬받고 있다.

오늘도 한 시간 넘게 딸아이와 끼르륵 거리며 통화하며 즐거웠다. 딸은 언제나 내게 “Mom you are a mafia, that’s why I like you. ha ha ha” 이 얘기는 우리 둘만 아는 얘기다. 딸은 내가 지능높은 마피아라고 부르면서 또 그것을 자랑 스러워한다. 딸과 나는 뭐든지 다 얘기하고 나누며 들어주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이제는 주로 내가 딸 한테 배우는 입장이 됐다. Mafia 엄마를 둔 딸이 얼마나 든든할지 나도 위안이된다. ^^

** 그런데 위의 글만 읽으면 딸아이가 어릴대 엄청 속을 썩힌것 같지만 나는 이런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면서 화내거나 때리거나 하지않고 같이 친구처럼 낄낄 거리며 살았다. 남자친구가 바뀔때마다 새 남자친구 이름과 옛 남자친구 이름 헷갈리지 않기위해 노력했다. 나는 과거나 현재 모두 딸아이의 best friend 다. 딸아이도 심심할 때 친구한테 전화 안 하고 나 하고 길게 통화하는 것이 휠씬 재미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고마운 나의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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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 아주 좋았음 / 10도 / 낮에 수영장 다녀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