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 영화 ‘USS Indianapolis men of courage’ 소개 :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의 승리가 확실시 되던 1945년 7월 포틀랜드급 중순양함 CA-35 USS Indianapolis 함이 오키나와 남부, 괌에서 레이테 섬으로 이동하던 중 일본 해군의 잠수함 I-58의 뇌격을 받고 침몰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멕베이 함장 역을 맡았다. 많은 분이 알고 있을 이 역사적인 스토리는 행동만 빨리 취했더라면 구명대위에서 사선을 넘나들고있던 해군들을 모두 다 구조 했을텐데 안타까움 을 금할 길이없다.

1945년 7월 16일,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한 인디애나폴리스는 함장 찰스 B. 맥베이 3세 항해대령의 지휘 아래 1,196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미 육군 항공대의 B-29 폭격기가 출격 대기 중인 티니안 섬으로 향했다. 여기에는 역사를 뒤바꿀 물건인 원자폭탄, 리틀보이의 재료. 고농축 우라늄을 싣고 있었다. 당시 미 해군은 이 임무를 극비임무로 취급했으며 일본 해군이 눈치채지 못하게 하기 위해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가 단독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했다. 맥베이 대령은 구축함 등 대잠 호위함을 여러 번 요청했으나 지휘부는 이를 묵살했다. 그리고 이것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1945년 7월 28일, 무사히 화물을 실어나른 인디애나폴리스는 다음 작전을 위해 필리핀 레이테 섬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이미 비밀 준수가 필요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상부에서 호위함을 붙여주지 않아서 단독으로 항해했다. 그리고 7월 30일 새벽. I-58은 이를 발견하고 어뢰 6발을 발사, 2발을 명중시키며 인디애나폴리스를 격침시킨다. 침몰에 걸린 시간은 약 12분 밖에 안 걸렸다. 2차 세계전쟁 끝나기 2 주 전이다.

침몰 직후 함장은 즉시 구조신호를 보내고, 승조원들에게 퇴함 명령을 내려, 폭발 직후 사망한 300여명을 제외한 대부분의 승조원들이 모두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생존자는 900명에 가까웠으나 바다위에서 기다리는 나흘동안 거의가 다 상어밥이 되어 최종 생존자는 겨우 316명에 불과했다.

침몰 직후의 구조신호는 근처의 미 해군 통신 중계소가 감지했으나 그 누구도 행동을 취하지 않았는데, 한 수신소는 당직사관이 술에 취해서 자고 있었고 다른 수신소는 당직사관이 노느라, 다른 수신소는 일본 해군의 계략이라고 판단해서 구조신호를 무시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행동아닌가? 이 사건은 미 해군에게 매우 충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난리를부려 결국 멕베이 함장을 재판대위에 세운다. 죄목은 ‘적의 공격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함몰 침몰시킨 것’이었다.

맥베이 대령은 이후 체스터 니미츠 제독이 사면하여 복직하였으나, 1949년 소장 계급을 끝으로 예편되었다. 전쟁 중 생존한 항해/항공병과 동기들이 대부분 중장이나 대장으로 예편했음을 생각하면 사실상의 불명예 제대였다. 이 후 유족들의 비난을 뒤집어쓴 채 맥베이 제독은 우울증으로 1968년 70세 나이로 자택에서 권총 자살했다.

한편 하마터면 묻혀질 뻔 한 이 사실을 세상 밖으로 끌고나온 소년이 있다. 1997년 반 세기나 지난 후 ‘헌터 스캇’이란 11살난 소년은 National History Day 라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Triumph & Tragedy’ (승리와 비극) 이라는 그 해의 테마에 어울리는 미국 역사 기념물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에 대해 참고 자료가 너무 적어서 참여했던 생존자 150여명을 직접 인터뷰하게된다. 여기서 멕베이 제독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었다는 것을 알고 숙제를 넘어서서 제독의 명예회복을 위한 탄원 운동을 벌이게 된다. 이 소식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고, 1999년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 존 워너 의원을 통해 미의회 공식 결의안으로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엄청난 편지가 존 워너 의원 앞에 전달되었다.

아래는 당시 USS Indianapolis 함을 공격한 일본제국 해군 잠수함 함장의 편지 내용이다.

“저는 당시 USS 인디애나폴리스 함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던 일본제국 해군 잠수함 I-58의 함장이었던 전 제국해군 중좌 하시모토 모치츠라입니다. 저는 귀하의 결의안이 1945년 7월 30일 격침된 미해군 중순양함 USS 인디애나폴리스의 함장 故 찰스 버틀러 맥베이 3세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당시 어뢰공격을 지시했던 장본인으로서 맥베이 대령이 왜 군사법정에 세워졌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경계태세를 소홀히 했다는 유죄 이유도 납득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전 인디애나폴리스가 어떤 상태라도 격침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저와 인디애나폴리스의 승조원들은 끔찍했던 전쟁과 그 결과에 대해 서로를 용서했으며, 이제 귀하와 귀하의 나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맥베이 대령에게 씌우진 부당한 혐의를 벗겨 주실 것을 믿습니다.”

전 I-58 함장, 제국해군 중좌 하시모토 모치츠라”

** 영화는 사실에 매우 충실했으며 밤 낮으로 나흘 간 바다위에 떠 있으면서 절망에 몸부림치다 차례로 팔 다리가 잘려나가다가 결국은 상어밥이 되어가는 모습은 너무나 처절하다. 또한 이렇게 사력을 다해 나라를 지킨 맥베이 함장을 군사제판에 세운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 영화 마지막편에 일본 중좌 하시모토 모치츠라의 위 증언이 가슴을 훈훈하게 만들어준다. 멕베이 함장과 하시모토 모치츠라는 이렇게 말하면 서로 거수 경례를 하며 돌아선다.

“Forgive each other”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2000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권한으로 맥베이 제독을 복권시키고 그를 포함한 316명의 당시 생존자들에게 은성무공훈장이 수여되었다. 살아남은 승조원들은 맥베이 함장의 무덤에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이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 함장의 복권 운동을 벌였던 헌터 스캇은 해군 ROTC 장학생으로 대학을 졸업 후 임관, 2012년 대위 계급으로 MH-60R 조종사로 복무하고 있다.

** 인터넷에서 참고자료를 많이 가져왔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헌터 스캇

하시모토 모치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