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형 옷을 만드는 날이다. 며늘아이가 출근 전에 재봉틀을 꺼내주면서 천과 바늘 박스를 건네준다. 천 가방을 뒤져보니 색깔있는것은 하나도없고 검정, 회색, 밤색뿐이다. 이렇게 색깔없는 천으로 인형 옷을 어떻게 만들꼬? 며늘아이도 어쪄나 하는 마음으로 나를 쳐다본다. 대신 리본 모아둔것이 있다면서 한 뭉치 가져온다.
지원이가 학교를 파 한후 둘이 작업을 시작하려고 재봉틀을 열어보니
‘애구머니나, 재봉틀이 완전 작다. 마치 장난감 재봉틀같다. 며늘아이가 한번도 써 보지 않은 재봉틀 벽장속에 꼭꼭 숨어있던 재봉틀이 오늘 그 얼굴을 세상에 내 보내는 날이기도하다.
재봉톨이 하도 조그만해서 ‘이게 천이 박히기나 할까?’ 싶다. 재봉틀에 불도 안 들어오니 바늘뀌는것도 후레쉬 라이트를 가져와 보조를 받아야 할 판이다. 흠~
어쨌거나 인형옷은 만들어 봐야겠기에 우선 인행의 체형을 떠야하는데 인형옷은 한번도 해 보지 않아서 대충 본을 떠 본다. 검정색 웃도리를 팔 없이 만들어 입히고나니 치마는 색깔을 맞출수가 없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리본 모아놓은 것을 다 뒤져보니 흰 리본이 제법 넓이가 있다. ‘옳치 이것으로 치마를 만들자.’ 길이 때문에 3단 치마를 만들고 역시 색깔있는 가는 리본으로 위에 한번 박아주니 제법 그럴듯하다. 목 둘레도 역시 리본으로 처리하고 단추하나 달고나니 before / after 처럼 고생한 보람있게 인물이 훤해진다.
내가 팔을 달기위해 바느질을하는데 지원이가 자기도 하고 싶다고해서 실 뀌어 바늘을 손에 쥐어주니 ‘햐~’ 고것이 제법 몇 줄을 따라한다. 기운많아 펄펄뛰는아이가 갑자기 바늘을쥐고 얌전히 있으니 아이의 정서에 아주 좋은 것 같다. 퇴근하고 돌아온 며늘아이가 인형옷을 보더니 감격해 마지 않는다. 지원이는 새로옷 입혀진 인형을 가지고 놀다 자러 들어갔다. 나중에 커서 할머니와함께 인형 옷 만들었던 오늘을 기억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
예정대로 저녁은 아들녀석의 스테이크 요리로 잘 먹었고 내일은 휴무다. 며늘아이가 ‘올림픽 스파’ 에 나를 예약 해 놓았다며 주소를 전화기에 넣어준다. 착하고 아름다운 며느리, 이 집에 올때마다 며느리로하여금 기분이 좋다. 이제는 손녀까지 더 해주니 내 인생에 더 바랄것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은총에 깊이 감사드리며 자리에든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