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마지막 밤, 예정대로 며늘아이의 선물인 ‘올림프스 스파’를 갔다. 이번이 두번째다. 몇 년전에 몸을 편하게 맛사지해 주던 미아(가명)씨가 아직도 있다. 며늘아이는 늘상 미아씨에게 서비스를 받고있는데 역시 너무 잘 한다. 무슨때가 밀어도 밀어도 밀려나오는지 민망스럽다. 나 뿐 아니고 모든 침대위에 누워있는 여인들이 같은 모양이다. 동양인은 나 하나뿐이고 모두다 미국여자들이다. 일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한국 사람들이라 내가 왜 다른 민족을 쓰지 않느냐물으니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사람처럼 때를 잘 밀지 못한단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공중목욕탕이든 집이든 서로서로 때를 밀어주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그 손 맛이 대물림을 해와서 다른나라 사람들이 도저히 이 직업을 감당해 내지 못한다고 한다. 참 우리 여인네들 다른족속들이 못하는 별 기술이 다 있어 돈 잘 벌고 살고있다.
몸 전체에 오일과 우유맛사지는 물론이고 얼굴은 촉촉한 오이를 듬뿍 발라서 기다려야하니 오이가 마르는 시간동안 잠이 스르르온다. 미아씨는 한 순간도 쉬지않고 물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내 몸을 열심히 닦고있다. 틈틈히 얘기를 해 보는데 금년 60을 넘겼단다. 옛날 같으면 환갑지난 할머니가 뒷 방에 쳐저있으면서 아들 며느리 눈치 보기에 바쁘겠건만 요즈음처럼 건강하게 사는 세대는 60은 청년이다. 미아씨는 10년째 이 일을 하고있으며 주 4일근무 한다고 한다. 하루에 아홉명까지 받는다고하니 팁 보통 한 사람이 20불은 주는데 팁만 하루에 180불, 세금 없는 순 수입이다.
맛사지가 끝난 후 식당과 커피샵에서 먹거리도 즐기며 각 방에 들어가 다시 몸을 데우면서 잠도자고 책도보았다. 돌아오는 길은 몸무게 절반이 뚝 잘라져 나간 듯 가볍다. 손녀 지원이는 아들이 맡아주어 저녁까지 아무 일 없이 잘 대접받고 돌아왔다.
빅토리아 집으로 돌아온 오늘아침, 종일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잠에 빠져있었다. 아이보는일이 이 처럼 고된 일이다. 지금 내 몸은 개미도 미끄러질 만큼 매끈한 몸이지만 봐 줄이없어 서글프기까지 하다. (읍시~ 이 나이에 뭘 어쩌려구.)
무사히 집으로돌아와 독자들과 만나게되어 여간 기쁘지 않다. 봄이오는 소리가 ‘사르륵~~’ 들려오는 밤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