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주 (빅토리아문학회 회원/ 조이 침한방 원장)

봄이 옵니다
View St 벚꽃을 친구삼아
늦잠을 좀더 자려고 애쓰는 아이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정신없이 겨울잠을 퍼질러 자고 있는
록키 산맥을 흔들어 깨웁니다

좀 더 머무르려는 겨울이란 녀석을
봄비로 살살 달래 가며
온 대지를 적셔
깊이 잠자고 있는 이들의
수염을 잡아 당깁니다

일찍 동이 터 새벽잠을 깬 어르신의 맘에도
새로 가정을 시작한 새 신랑의 가슴 언저리에도
길고 길었던 겨울을 보내고 싶어
가슴 앓이를 해대던 이들의
옷깃을 스쳐갑니다

나이 들어 발을 헛디뎌서
잠시 늦을 지언정

오후 나른한 봄볕에
배 깔고 누워
실타래로 장난을 치고 있는
고양이의 깃털 사이로
봄의 소리가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