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천 가방 재료 사온것을 재단했는데 박음질로 들어가려고 패턴을 보고
또 보아도 아리쏭하다. 처음 천 가게에서 이 패턴을 볼 때 ‘아이구 줄줄 박으면 되겠구나’ 하고
쉽게 생각했었다. 그동안 어려운 옷 들도 만들어 온 내 경력을 너무 믿었던 것일까?
하는 수 없이 일 끝난 2시 조금 넘어 천가게로 달려갔다. 가끔씩 재봉질 하다가 모르면 그들에게
자문을 구하곤 했다. 손님이 잠시 없는 틈을타서 내 궁금증을 말하니 직원이 나를 쳐다보면서
“가방 어려워요”라 말 한다.
“글쵸?”
“네 쉽게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아 구구구 난 그것도 모르고 너무 자만했나봐요. 도와주세요.”
“여기를요 (가방 밑 바닥 각 지는 부분) 이쪽과 이쪽만 박아야해요. 이쪽은 남겨두고 나중에
밖에서 보면 이해가 될 꺼예요. 지금은 몸체가 박혀지지가 않아서 설명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직원은 실제로 눈에 딱 넣어주도록 설명하기 힘들어하면서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Interfacing은 안 하나요?”
“네? 그런것도 해요?”
“그럼요. 그것을 안에 안 넣으면 가방이 빳빳하게 서 있지 못하고 후줄근하게 쓰러지지요.”
“아, 그렇겠군요. 그럼 그 천도 사야겠네요.”
“Interfacing천은 얇게 풀 처리가 되어있어서 물 뿌리지 않고 매끈한 부분을 위로
올리고 다림질만 하면 원 천에 달라붙어요. 아주 쉽지요. 따로 박지 않아도 되구요.”
“아, 그런것도 있나요?”
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면 맨 위에 흰 천이 Interfacing 할 수 있는 속지다. 맽에 천이
가방 원 천이다. 다림질을 하니까 둘이 착 달라붙는다. 신기하다.
패턴대로 가방안에 호주머니를 달았다. 두 칸이다.
우여곡절속에 뜯고 또 뜯고 하면서 맨 밑바닥 각이지는 모양을 만들고 두꺼운 박스를 오려
안감 넣기전에 밑에 대는 작업을 했다. 자르고보니 서브웨이 박스다. ^^
윗 몸과 끈을 달고 단추까지 얌전히 달고나니 이제 나들이 갈 일만 남았다.
천이 여름 색상이라 아직은 들고 다니기 좀 기다려야할 것 같고 지금처럼 겨울에는
청바지 감으로 이렇게 만들면 좋을 듯 하다.
** 무엇이든지 가볍게 보지말고 얕 잡아보지 말아야하는 교훈을 얻은 날이다.
“가방? 어려워요.” 직원의 이 말에 망치로 얼굴을 한데 꽝~ 얻어맞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