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가 학교가기위해 아침 7시30분에 깬다.
며늘아이가 오늘 입고갈 옷을 손녀와함께 고르고 학교 가져 갈 장남감도 챙긴다.
아들이 온 가족을위해 아침을 만들어 식탁에 올려놓는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영양있게
고루 내 놓았다. 며늘아이는 손녀 점심 도시락을 챙기는데 역시 참 하게 식단을 잘
짜서 넣고있다.
내가 여기 온 사명은 며칠이지만 손녀 학교를 데리고가고 오고 하는것이라 운전을
해야만 했다. 아들이 자기자동차 키를 내게주면서 자동차 내부 사용을 설명하고
내가 운전하기 시작했다. 전기차는 처음이라 궁금했는데 원리가 아주 간단하다.
우선 자동차와 길에 두려움이 없어야 하기에 천천히 조심하면서 학교로 가고 있었다.
비가오는데 와이퍼 사용을 조금 서툴게 했더니 뒤에서 보고있던 손녀가 한 마디 한다.
“My dad is best driver.” 손녀가 간접적으로 할머니 운전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뜻이다.
‘뭐시기? 내가 니 아빠 운전 가르쳐 준 사람인데 어디다 내 운전에 딴지를 걸어? 허 허 허’
물론 소리내어 말은 못하고 아들과 둘이서 까르르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손녀를 학교 데려다주고 아들은 그대로 “Bye mommy” 하면서 떠난다.
아들이 아무 걱정없이 휑하니 떠나고나니 잠시 머리가 띵~ 한다.
아니 녀석이 나를 이렇게 믿고있냐? 내가 아직도 사십대 아줌마로 생각하나?…
손녀 학교를 4시간 후에 다시 픽업 가야하는데 내게 다시 한번
“길을 잘 알겠느냐?” “자동차는 잘 몰고 가겠느냐?” 라는 질문이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되는데
무엇을 믿고 그냥 가 버리는지. 나는 성격이 확실하게 두 세번씩 컨펌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아들은 나 하고 유전인자가 틀리는 모양이다.
집으로 들어와 구글맵을 열고 길을 확대하여 학교가는길을 다시 보고 적었다.
사실 오가는 길에 약간 틀리기 때문에 그 길을 놓치면 좀 곤란해 진다. GPS로
가려고 하니 프리웨이로 나갔다가 다시 로컬로 들어오는 번거로움이 있고 더
복잡하다며 아들이 로컬길을 알려주었다.
길 공부 한 덕분에 다행히 손녀를 별 어려움 없이 잘 픽업해왔다.
오후에는 손녀와 둘이 노는데 이제는 말이 통하니 너무 재미있다.
춤추며 노는 손녀 더 이상 크게 웃을 수 없는 표정이다.
“할머니 엄마는 어디있어요?”
“웅 할머니 엄마는 돌아가셨지. 사람은 나이 많아지면 천국으로 간단다.”
“?”
“할머니가 얼마동안 너랑 함께 있으면 좋겠니?”
“응, Brillion times” 손을 크게 벌리며 모션을 짖는다.
숨박꼭질을 하는데 자기가 숨을때는 25번 세어 달라고 하고
내가 숨을때는 10번 세고있다. 자기는 꼭꼭 숨고 할머니를 얼른 찾으려는 심사~~
“할머니도 그림 그릴 때 입는 앞 치마 있어요?”
“물론이지, 다음에는 할머니도 앞 치마 가져와서 지원이하고 함께 그림 그릴께”
손녀는 앞 치마를 입으면서 자기 아빠에게 당장 물감을 달라고한다.
도화지에 겁 없이 쏟아붙는 물감들. 아이고나 피는 못 속이는가뵈.
아들이 앞 치마를 입히면서 여기 앞 치마 앞에 네 한국 이름이 있는데 너 한국 이름 아냐고
물으니 “이지원’이라면 똑똑히 말 한다. 발음이 완전 한국 발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