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제 6권 ‘팍스 로마나’에 들어갔다.

스릴과 서스팬스의 율리우스 카이저 2편(4권 5권)을  정신없이 읽었다.

제 6권에서는 옥타비오누스 아우구스투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옥타비오누스

아우구스투스와 율리우스 카이저의 성격을 비교해 놓은 것이 재미있다.

두 사람을 화가에 비교하면 :

카이사르는 넓은 벽면에 그만이 할 수 있는 ‘속공’ 전술로 프레스코화를 그린다.

완성되면 당장 바로 옆의 벽면에 도전한다. 감탄하며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앞에서

이런 식으로 프레스코화가 착착 완성되어가고, 넓은 거실은 화려하고 훌륭한

프레스코화로 둘러싸인다.

아우구스투스에게는 유화를 완성할 만한 시간 여유가 있었다. 넓은 거실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이젤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는 하나를 완성하고 나서 다음 그림으로

옮아가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많은 캔버스에 가볍게 데생만 그린다.

그는 유화로 완성하여 관중에게 보여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서 이번 기회에

기정 사실화하여 보여주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경우다. 공화정 복귀를 선언하고 ‘아우구스투스’라는

존칭을 부여받았을 때의 연출은 여기에 해당한다.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시기에 이젤 앞으로

돌아와서 잠깐 그림을 손질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런 일을 되풀이 하여 관중이 실증을

내면서 관심이 느슨해졌을 때 그의 유화가 전부 완성되어 있다.

카이사르는 전쟁중에 쓴 ‘갈리아전쟁’을 비롯하여 수 많은 글들을  썼지만

불행하게도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은 물론 그를 위해 그의 전기를 쓴 작가가 없다.

아우구스투스는 작가의 흥미를 강렬하게 촉발하는 타입의 인물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매력은 충분히 있다. 다만 그 매력은 작가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매력이 아니라, 작가의 머리를 맑게 해주는 매력이다.

문장을 표현 수단으로 선택한 사람이라면 가슴을 뜨겁게 해주는 매력이 작가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알고 있다. 강렬하게 촉발을 받아야만 그때까지 자신이 갖고 있던

자질을 뛰어넘는 작품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 역사에 막상 막하의 두 장수를 이렇게 화가에 비유하여 그려낸

시오노 나나미의 천재적 글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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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x 10″ Oil on Canvas

Mocha 2017.jpg

20″ x 16″  Oil on Canvas  (Sunflowers World)

Sunflowers World.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