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밖에 안 나가고 며칠 집에서 딩굴다보니 이상하다. 감기 기운도 있어 몸 조심하느라 그렇기도 하지만 책을보면 눈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타이라놀 한 알 먹고 시간만 나면 잠을 잔다. ‘아~ 이건 뭔가?’ 내 은퇴후의 삶이 이렇겠구나 싶으니 야릇하다. 쉬는 연습해 오지 않았던 내 몸, 이제라도 쉬는 연습에 들어가야 할 것같다. 검정바지는 앞으로 안 입을 작정이다. 매일 이 검정바지를 입고 출근하여 잠 자기 전 까지 입고 있었으니 검정색을 보면 불나게 일 나가던 내 모습이 떠 오른다. 아침에 머리를 컬로 매만졌다. 매일 망 쓰고 다니느라 일 끝나고 은행이나 마켓에 가려면 머리가 납짝 달라붙어 정말 인물 죽인다. 겨울에는 털모자라도 쓰고 다니지만 여름에는 곤란하다. 이제 머리도 부풀어올라 제 모습을 찾아가고 검정 바지도 멀리멀리 ~ 보낸다. 매일 샵에 신경쓰던 것들을 거의 끝내는 듯하니 머리 한쪽이 푹~ 빠진 듯 하다. 그토록 짦은 것 같았던 24시간이 집에 있으니 꽤나 길게느껴진다. 노인들이 하루 보내기가 지루하다 고 들 말 하는 뜻을 조금 이해하게됐다.
그래도 저녁에는 떡을찌고 누구와 나누어먹을까 생각한다.
진짜루 재미있는 날들이 이제 부터라고 생각하니 아프지않고 일 하면서 일생 잘 지내온 것이 매우 감사하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자리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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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와 코이챤베이 그림들 조금 더 손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