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못 움직이며 고생한 후 밀가루음식을 전혀 안먹고 있다.
지난 달 딸아이네 집으로 휴가갔던 5월21일부터 였으니까 꼭 한 달이 됐다.
길 떠나 보니 온통 사 먹어야하는데 한국도 아닌 캐나다에서 매 끼니마다
밥을 먹을 수 있는 행운은 기대하지 못 한다. 공항에서도 무엇을 좀 먹어볼까
하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면 “헉~~ 이렇구나.” 한숨이 절로난다.
샌드위치 / 패이스트리 / 머핀 / 쿠키 / 모두가 다 밀가루가 들어있지 않나!
요즈음은 아침에 출근하기위해 보따리가 하나 생겼다.
밥과 김치 김 그리고 간단한 멸치볶음류. 내 이민생활 41년만에 밥 싸가지고
출근하니 기가막힌다. 그것도 샌드위치 샵에서 일 하면서 먹는것은 걱정없이
몸만가서 일 하고 샌드위치 내 먹고 싶은대로 다 먹을 수 있었는데 이게 왠말인고.
허나 어쩌랴.
그 덕분에 내 허리는 완전 정상으로 돌아와서 옛날 걱정없이 이리저리
허리 돌리던 것 처럼 자유를 되 찾게됐다. 몸의 중심인 허리가 부실하니 하늘이
노랗고 이렇게 늙어가면 어쩌나 무척 걱정을 했었는데 밀가루 안 먹고
허리 돌려받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이로인해 밀가루는 이제 영원히 이별을 고해야
할 판이다. 며칠 전에 국수가 어찌나 먹고싶은지 참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메밀국수는 괜찮을 것 같아 인터넷을 뒤져 공부를 좀 해 보았다.
다행인 것은 일반 밀가루20% 메일80%라고 해서 멸치국물내어 맛 있게
총각김치와함께 잘 먹었다.
아무생각없이 먹어오던 밀가루, 생각해보니 밀가루가 안 들어가면 요리가 될 수 없을 정도다.
파스타는 물론이요. 기본인 식빵으로 시작해서 / 일반 국수류 / 찐빵 /만두 / 과자 / 부침개 /
도나스 / 각종 디져트 / 케이크 / 튀김 / 자장면 / 짬뽕 / 라면 / 아마도 엄청 더 많을 듯 하다.
예전에 사람들이 이것 저것 못 먹어요 하면 속으로 “허이구 뭘 그리 가려먹노.
아무것이나 잘 먹어야 건강하지.” 이렇게 치부해왔는데 그 사람들에게도 다 사정이
있었을 터인데 내 짧은 생각으로 남의 사정을 무시해 왔던것도 반성된다.
이제 식당에서가 메뉴판에 GF (Gluten Free) 사인이 붙어있는 식사만
오더해야한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왠지 먹을것이 줄어든 것 같아 쓸쓸하기도
하지만 그 대신 그 대용품을 찾아 먹고있다. 아침에는 코스코에서 파는
steel cut oats 를 끓여먹고 감자나 고구마 계란등으로 식사를 한다.
또한 저녁에는 고기와 야채를 매일 먹고 있다. 이렇게 한 달을 하면서 슬픈것이
아니고 몸에 더 이로운 것을 먹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도리어 기뻐하고 있다.
아무거나 잘 먹는 잡식동물이라고 자부해 왔던 엘리샤~
이제는 큰 소리 못 친다. 달달한 간식을 안 하게 되니 밥 양은 조금 늘은 것 같다.
야호~ 이제 슬슬 오동통하게 살이 올랐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감사한 날들이다.
Gluten Free 식품 – almond, coconut, teff (감자, 물고기 바나나등의 건조식품), brown rice, buck wheat (메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