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옷을 갈아 입으면서 커다란 거울을 보니 홍안은 어디로가고 쭈그리한
할마시가 나를 쳐다본다. 모른체하면서 얼른 내 모습을 돌려 문을 나온다.
‘애고고고’
잠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집으로 오는데 어제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나 말야 지금 인중도 졉혀지고 턱 아래로 모든 세포가 다 늘어져 가는데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 수 있어. 나이가 몇 살 더 올라가던지 상관없지만 내 모습이
더 이상 변하지 말기를 기대한다. 아~~~ (친구는 커다란 목소리로 자주 이런 말을 내게 한다.)
그런가 하면 며칠 전 한국에 있는 동창은 이렇게 말한다.
“얘, 이제는 변신해야해. 세수하고나면 차마 내 얼굴 볼 수 없는데
그래도 화장 멋지게하고 이것저것 걸치고 나면 제법 그럴듯 하잖니? 그러니까
계속 변신하면서 당당하게 살자구~~”
나이를 보면 할머니 중에 할머니 나인데 나나 우리 친구들은
*아직 안 늙었다고 생각하는가?
*늙음을 인정하지 못 하겠다는 것인가?
*늙기를 거부하는 얘긴가?
*절대로 늙을 수 없다는 투정인가?
*늙어감을 서러워 하는 것인가?
*늙어감에 화가 나는가?
*젊음을 다시 뺏어오고 싶어 하는 것인가?
할마시들은 늘 이렇게 투덜투덜거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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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일부 손질 했습니다.
배 8번 사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