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868 – 나이는 먹을수록 아름답다

2017.03.30 23:58:04 (*.66.148.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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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새벽 6시 30분에 출근했다.

그동안의 피로가 쌓여 어제와 그제 이 틀 동안 퇴근하면 바로 뻗어 이불속에 파묻혀야했다.

글을 못 쓰는 날은 이런 날들이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10여분이 지난 후 ‘딩동’하면서 샵 문이 열린다. 이른 손님인가보다

하면서 아침인사를 하니 ‘암행어사’다.  우리 담당이 요즈음 휴가라서  이달에는

다른 인스팩터가 온다고 소식 들었는데 오늘 온 인스팩터는 몇 년 전 나와 대판 붙었던 놈이다.

(그때 나는 이놈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다투었다. “오늘 너 옷 벋고 나 옷 벋는 날이다.”)

부엌문을 들어오면서 내게 오랫만이라고 인사한다. 그렇군 정말 오랫만이야.

물론 이 친구를 밴쿠버에서  거행되는 컨퍼런스에서 일년에 두어 번씩은 보고있다.

옛날은 옛날이고 뭐 서로 좋게 지내는 것이 피차에 좋기에 나도 친절히 대하고 그도 그렇다.

샵이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면서 온도도 재 보지 않고 평가서를 컴퓨터에 찍고있다.

‘웬일이지?’ 지난 날들에는 모든 기구들의 뒷쪽도 들치면서 먼지 하나라도 긁어내더니

대충대충 휙~~ 넘어간다. ‘흠’

내가 궁굼하거니 불평할 것들을 제안하니 잘 설명해주고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은

식품 회사로 직접 하는 것이 좋다면서 친절한 아저씨가 되어준다. 

평소 오면 두 시간은 꼬박 잡아먹는데 그리 긴 시간을 잡아먹지않고 홈디포로 떠나간다.

그가 떠나가고 생각해 보았다. 나와 다툴때는 삼십이 아직 안 되었을때고 지금은 4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결혼도 했다. 경험도 많이 쌓아지고 다른 샵에서도 나 같이 달려드는 

매니져도 만났을 것이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 터득해 나가는 것이 있다.

나이 먹는 것 나쁘지 않다.

나이는 먹어갈 수록 아름답고 여유롭고 넉넉하고 풍부하며 지혜롭다.

그도 나도 옷 안 벗고 일 잘하고 더 친해졌으니 때로 싸움도 필요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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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집에서 푹~ 쉽니다.

저녁 먹으러 올 사람 손들고 오세요. ㅎㅎㅎ(번개)

** 마당에 싱싱하게 돋아나고있는 무공해 민들레로 김치 담궜습니다.

Mar 30 민들레.jpg

튜립 한 묶음 사다 꽃았습니다. (인간 20대 자만심 많은 청춘)

Mar 30 Tulips.jpg

삼 일 후 이렇게 자연스러게 흐트러 졌네요. (인간 40대 의 부드러운 매력)

Mar 30 Tulips 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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