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새벽 6시 30분에 출근했다.
그동안의 피로가 쌓여 어제와 그제 이 틀 동안 퇴근하면 바로 뻗어 이불속에 파묻혀야했다.
글을 못 쓰는 날은 이런 날들이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10여분이 지난 후 ‘딩동’하면서 샵 문이 열린다. 이른 손님인가보다
하면서 아침인사를 하니 ‘암행어사’다. 우리 담당이 요즈음 휴가라서 이달에는
다른 인스팩터가 온다고 소식 들었는데 오늘 온 인스팩터는 몇 년 전 나와 대판 붙었던 놈이다.
(그때 나는 이놈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다투었다. “오늘 너 옷 벋고 나 옷 벋는 날이다.”)
부엌문을 들어오면서 내게 오랫만이라고 인사한다. 그렇군 정말 오랫만이야.
물론 이 친구를 밴쿠버에서 거행되는 컨퍼런스에서 일년에 두어 번씩은 보고있다.
옛날은 옛날이고 뭐 서로 좋게 지내는 것이 피차에 좋기에 나도 친절히 대하고 그도 그렇다.
샵이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면서 온도도 재 보지 않고 평가서를 컴퓨터에 찍고있다.
‘웬일이지?’ 지난 날들에는 모든 기구들의 뒷쪽도 들치면서 먼지 하나라도 긁어내더니
대충대충 휙~~ 넘어간다. ‘흠’
내가 궁굼하거니 불평할 것들을 제안하니 잘 설명해주고 자기가 할 수 없는 것은
식품 회사로 직접 하는 것이 좋다면서 친절한 아저씨가 되어준다.
평소 오면 두 시간은 꼬박 잡아먹는데 그리 긴 시간을 잡아먹지않고 홈디포로 떠나간다.
그가 떠나가고 생각해 보았다. 나와 다툴때는 삼십이 아직 안 되었을때고 지금은 4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그동안 결혼도 했다. 경험도 많이 쌓아지고 다른 샵에서도 나 같이 달려드는
매니져도 만났을 것이다.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어가면 터득해 나가는 것이 있다.
나이 먹는 것 나쁘지 않다.
나이는 먹어갈 수록 아름답고 여유롭고 넉넉하고 풍부하며 지혜롭다.
그도 나도 옷 안 벗고 일 잘하고 더 친해졌으니 때로 싸움도 필요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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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집에서 푹~ 쉽니다.
저녁 먹으러 올 사람 손들고 오세요. ㅎㅎㅎ(번개)
** 마당에 싱싱하게 돋아나고있는 무공해 민들레로 김치 담궜습니다.
튜립 한 묶음 사다 꽃았습니다. (인간 20대 자만심 많은 청춘)
삼 일 후 이렇게 자연스러게 흐트러 졌네요. (인간 40대 의 부드러운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