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는 만남으로 이루어지고 헤어짐으로 그와의 관계가 종결된다.
나는 아버지와 단 한 번의 대화도 없이 살았지만 12년이란 기간을 보냈다.
엄마는 50년동안 함께 했으며 엄마로부터 모든 것을 제공받으면서 컸으니
감사하고 만족한 만남이었다. 자식들은 거의 사십여년. 형제들은 내 나이만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 외에도 많은 이들과 짧게 혹은 길게 연을 이어가면서
살아간다.
저녁밥을 먹는데 집으로 걸려온 전화.
우리 집 전화 번호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서 잠시 망설였다. 전화 번호를 확인하니
머리에 입력되어있지 않은 생소한 번호다. 내가 수화기에 귀를대고 가만히 있으니
그쪽에서 먼저 내 이름을 대고 찾는다.
밤에 걸려온 전화는 우리 여 직원이었다. 아침에 문 열고 열심히 일하지만
내 속을 팍팍 썩이는 직원이다. 지난 주 말에 남편이 아파서 병원에서 원인을
찾았는데 간 암 이란다. 내일과 모레는 자기가 문을 열겠지만 그 다음은 남편
치료를 도와야 하기 때문에 결근한다는 얘기다. 평소 왕왕대는 그녀답지않게
목소리가 완전 저음이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에 잠긴다.
이 직원은 남편과의 삶이 얼마나 이어 질련지 미래가 예측할 수 없을 터고
나 또한 이 직원과의 인연을 알 수 없다.
이렇게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는 인생사인데 왜 좀더 사랑하고 이해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며 살아갈 수 없을까?
“하나님 오늘처럼 이렇게 내 속을 팍팍 썩이고 말 안 듣는 테리(가명)
말썽없이 우리샵에서 자기발로 걸어 나가게 해 주세요.”
테리로부터 속상할때마다 드린 나의기도…(내 기돗빨이 너무 셋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