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4. 13
저녁에 질 좋은 소고기를 넣고 카레를 만들었다
뜨거운 밥과함께 탐슨에게 주려고 샵으로 달려갔다
마침 저녁 손님이 많아서 도와주면서 그가 저녁 먹기를 기다렸다
“언니, Thank you. 그렇지 않아도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어죠.”라며 싱긋 웃는다
낮에도 함께 일 하면서 “탐슨~~” 하면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알고 “언니~~”
라며 대답한다. 마치 높은 산에서 소리치는 메아리 처럼.
샵에 들어가면 나올때까지 손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얼마나 몸을 움직이는지 정신없다. 시간이 잘 가서 좋기도하지만
갑자기 똑 같은 일을 하며 “으 흐음~” 한숨이 쉬어지기도 한다.
내가 여러번 탐슨을 부르면서 “너 사는게 뭔지아니?”라며 묻는다
“I don’t know”그의 대답은 언제나 간단하다.
이제 그 긴 얘기는 그만두고 “탐슨”만 부르면 그도 똑 같이 내 이름만
부르면서 함께 허 허 웃고 서로 위로한다.
어느 작가의 글 한 줄이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오랫동안 나는 손에 이글거리는 숯덩이를 든 채 엇 뜨거, 엇 뜨거, 버둥거리는
세월을 살아왔다. 야멸차게 내려놔 버리기엔 오기가 나고 계속 들고 있기엔 너무
힘겨운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더 이상 괴롭지 않아 손을 들여다보니
그 벌겋던 잉걸불이 저절로 식어 있었다. 과연, 시간이 모든 것의 주인이었다.”
내 손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본다.
내 손도 그 작가 처럼 저절로 다 식어있다.
역시 시간이 모든것의 주인 맞다.
더 뜨거울 것도 없고
뜨거워 져서도 안될
그런 나를 발견한다
식은 손이 자유롭다
식은 손이 귀하다
식은 손이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