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새벽에 눈을뜨니 7시가 가까워왔다.
“뭐야? 이게 왜 이래?”
매일 잘 되던 핸드폰 알람이 울리지 않아 나는 계속 잠 자고 있었던 것이다.
6시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늦었다. 어찌 집을 빠져 나왔는제 머리는 망을 쓰니까
문제없고 화장도구를 마구 가방에 집어넣고 혼비백산하여 샵 문을 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가 9시에 문을 열기 때문에 간밤에 다시 알람을 맞추는데 이게 영 안 된다.
그러니까 하루 지나서 알람이 울리게 작동된다. 알람이 울리는 시각이 ‘1 day and 6 hours’ 이런 식이다.
“허 허” 기가찬다. 알람 부분에 고장이 난 것이다.
난감하다. 어쩌나? 인스팩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못 일어나면 큰일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니
잠은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고 전전 긍긍한다. 순간 생각이 번득 어느 한 곳으로 미친다.
“아, 그것 옛날에 쓰던 아나로그 알람” 그런데 그것을 어디다 두었을까?
자리에서 일어나 두리번 거리는데 오호라 바로 머리 맡 작은 테이블에 아직도 숨 쉬고 있는 작은
아나로그 알람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삼성 노트 2를 산 후 이것을
냉대하고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이 좀 미안하다. 먼지를 털고 알람을 집어 옛날에 하던 대로 시간을 맞추니
다행히 아직도 베더리가 살아있고 시간이 간다. 삼 년이 넘도록 내 방 아니 내 잠자리 바로 곁에 있었건만
새 것을 산 후 이것을 밀쳐 버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니…
옛것은 이렇게 지고지순하게 주인을 지켜주고 그 자리에 있건만
새 것은 요두방정 떨면서 번쩍거리고 편리한 것들이 가미되어 요리조리 사람을 현란하게 만들고
유혹하여 물건을 사게 만든다. 그리고 어느 중간 지점에 뚝~ 하고 자기 할 일을 멈추어 버린다.
이 알람을 다시 내 머리 가까이에 두면서 나는 왜 순박한 한국의 아낙네를 생각할까?
남편의 외도나 지독한 시어머니의 구박에도 굽히지 않고 자식을 기르며 자기의 본분을
다 하다 죽는 그 숭고한 한국의 옛 어머니들같다. 비록 가련하고 불쌍하게 살아가지만
우리는 모두 그런 어머니들을 존경한다.
내일도 새벽에 6시에 일어나야한다.
알람을 다시 쓰다듬으며 “내일 내게 종을 잘 울려 달라.”고 부탁하면서 자리에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