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눈을뜨니 비가 많이온다.
일기예보에 그렇게 돼 있었지만 비가 안 오기를 간절히 바랬는데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한 그저께는 바람이 얼마가 세게 부는지 마당에 웬만한 가벼운 것들은 이리저리 굴러다니기 바쁘다.
며칠 전에는 더워서 이불도 거둬차고 가볍게 덥고 잤는데 하루만에 다시 비가오고 날씨도 음산하다.
끙끙대면서 시시각각으로 오늘의 일기예보에 신경을 곤두새운다. 그 이유는 바로 아래와 같이
전시장 입구 발코니에 그림을 걸어두기로 작정했기때문이었다. 물론 집 안에서 해도 상관은 없겠지만
그림이 너무 많아서 겹겹이 놓아야 할 판이다.
어제 아침 일어나기 전 침대위에서 간절한 기도를 올리는 엘리샤
평소에 기도 잘 안하는데 이럴때는 하나님께 S.O.S. 칠 수 밖에 없다.
“하나님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우리는 일 년에 반년이상 비 맞고 사는데
6월에는 비를 하늘에 가두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중에서 특별히 이번 주 금요일과
토요일은 진짜루진짜루 비를 막아주세요. 저 지금 스트레스가 말이 아닙니다.”
오늘아침 눈을뜨니 구름이 잔뜩 끼기는 했지만 비는 안 온다.
야호~를 날리며 그림을 거는 엘리샤.
비가 안 오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다시 기도 올리는 엘리샤
“하나님 이왕 자비를 베푸시는김에 햇님도 보게 해 주세요. 하나님께서 휘~~~익
한번 손을 저으시면 저 큼큼한 구름이 다 물러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와서 그림을 제대로 보려면 아름다운 햇님이 꼭 필요합니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런 기도를 올리고 그림 정리를 하는데 불과 몇 십 후에 구름이 거둬지고 햇님이
얼굴을 내민다. “아이고 아이고 하나님 우째이리도 고마우신지요.”
이렇게 기분좋게 전시장을 정리하는데 바람이 불기시작한다. 그저께 만큼 세지는 않지만
어쩐지 불안해 지기 시작한다. 원래 강풍 다음날은 그렇게 심하지는 않겠지만 캔버스가
바람에 날려 떨어질까봐 걱정이 태산같다.
하이구. 또 기도 올려야겠다.
“하나님 이번에는 바람을 막아 주셔야 겠습니다. 보시다싶이 야외 전시장이니
바람이 불면 제 자식들이 바닥으로 딩굴어 많이 아플꺼예요.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바람에 캔버스가 흔들거릴때마다 기도가 끊어지지 않는다.
다행히 순한 바람이 불어 그림이 딩굴어 깨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이 생각될때도 많은데 오늘 경험해 보니 하나님은 진정
내 겥에 계시고 늘 나를 살펴주고 계신다.
전시장을 들어오는 분들이 아이고 입구가 너무 멋지고 예쁘다며
사진들을 찍고 난리다. 더우기 발코니 위에는 흰 넝쿨 장미까지 피어
환상의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기도 안 하는 내게 하나님께서 종일 기도 시킨 특별한 날이었다.
내일 일기예보는 대체로 구름이라고 나와있는데 어쩌면 또 햇님 보내 달라고
기도해야 하나보다. 얼른자고 기도 할 힘 얻어야 겠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