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새우젓을 다렸다.

이것을 다리면 퀴퀴한 냄새가 온 집안을 장악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할 수 없고

오늘처럼 햇살이 화창한 날은 양쪽 문을 활짝 열어놓고 끓일 수 있기 때문에 안성맞춤이다.

열린 문을 타고 들어온 파리떼들도 한 몫하는 분주한 오후였다. 이것이 숙성시킨 마지막

새우젓이라서 생각 난 김에 새우 아줌마 브린다에게 다이얄을 돌렸다.

내 전화를 반갑게 받는 브린다.

내 글을 오랫동안 읽은 독자들은 착한 새우 아줌마의 사연을 알고있다.

첫 남편이 함께 소유하고 있던 배를 가지고 도망치고 홀로남아 힘들게 살 던 중

만난 현재 남편. 조건없이 자기 배블 빌려주면서 새우 잡으라고 배려해 주던 분이다.

그를 만난지 17년. 내가 죠지의 건강이 어떠하냐고 물으니 아주 안 좋단다.

매일 여기저기 아파서 잠 못자고 전정긍긍한다고 한다. 죠지는 80을 휠씬 넘었다.

죠지와는 한 번도 같은 집에서 살고있지 않고 서로 다른 집에서 살고 있단다. 놀란 내가

“아니 왜? 브린다가 죠지를 끔찍히 챙기고 있던데…”라고 말 하니

“죠지는 여자 혐오증이 있어요.”

“뭐라구요?”

“그는 세 번의 결혼이 실패였지요. 더우기 마지막 여자는 알콜 중독자였고 죠지의

모든것을 다 뺏어갔어요. 이혼 후에도 수시로 그녀의 딸과함께 전화걸어 괴롭혀왔던

지독히 나쁜여자였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내가 그를 도와주고 함께 사업을 해도

여자와 한 집에서 사는 것을 감당못 한다고 해요.”

“오, 저런 쯧쯧”

“그러나 죠지는 참 착한 남자예요. 그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내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해 주려고 이것저것 노력해 주는 것을 느끼지요. 내가 요즈음 갈비뼈를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데 죠지는 그 아픈 몸을 이끌고 곧 바다로 나가 새우 잡으려고

배를 손 보고 있어요. 아마도 2~3 주 후에는 새우 소식이 있겠지요.”

“아니 팔 순 넘기고 그렇게 몸이 아픈 사람이 어떻게 새우를 잡노?”

“그래도 그는 그 일이 천직이라 새우 잡으러 나갈때는 힘이 나나봐요.

바다가둔데 홀로 배를 띄워놓고 있으면 세상이 다 평온하다고 해요.”

“죠지가 많이 아플때 내가 그를 버리고 가 버릴 줄 알았나봐요. 나는 그럴 수

없지요. 그가 내 가장 힘들때 물에서 건져준 사람인데 끝까지 그를 지켜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의 도리가 아닐까요?”

“오, 굳…”

죠지는 세 번의 결혼 실패로 여자들은 다 도둑년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다.

앞에 세 여자와는 너무나 다른 브린다와도 한 집에서 살지 못할 만큼 여자가 무서운 남자.

죠지가 죽으면 브린다는 또 어떻게 살아갈까? 이래저래 남의 걱정까지 해 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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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들이 아름답게 열매를 맺고있습니다.

내가 공 들인만큼 거두어 들일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정말로 온 힘을 다해 식물을 가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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