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생일과 조금 늦었지만 손녀 지원이의 생일 파티를 함께했다.
멀리 핼리팍스에서 딸 내외가 미리 와 있었고 나는 그저께 패리로 다녀왔다.
사장님의 배려로 급히 다녀온 일정이었지만 그렇게 안 하면 북미에서는
온 가족 모임을 갖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몇 달 만에 만난 손녀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었고 얼마전 까지만해도 매일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은 높이 선반위로 올라가 있었다. 그 대신 글짜가 들아있는 종이들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글자들의 짝을 잘 맞춰서 노는 것을 보면서 아이의 지적 발달도 잘 되어 가는 것
같아서 감사했다. 옛날에는 할머니가와도 자기 놀기만 바쁘더니 이제는 제법 가까이 다가와
다정하게 허그도 해 준다.
세 살을 조금 넘기니 모든 어른과의 대화를 아무런 걸림없이 다 해 내고있다.
excuse me / please / thank you / may I ? / 등 가장 기본적인 대화를
잘 가르치는 며늘아이. 떠나 올때는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딸아이도 눈물을 글썽이고
며늘아이도 그렇다. 가족의 귀중함.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언제나처럼 며늘아이는 보따리마다 내 먹거리를 챙겨준다. 마치 옛날 시골 엄마가
자식 서울 상경할 때 보따리에 꾸역꾸역 먹을것을 밀어넣어준다.
요리는 주로 아들이 하고 고기 구운 그릴을 청소하는 것은 며늘아이가 한다.
슬쩍 보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한다. 거꾸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아무말 안 한다. 속으로 음 흠 흠 하며 헛 기침만 한다. 아무튼 둘이
의기투합하여 잘 살면 되는 것이니까. 그저 시엄마는 주는대로 먹고 살그머니
일어나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가야 대접 받는다. 긴 소리 짧은 소리 해 봐야
아들집에 오라는 소리 자주 듣기 힘 들다.
새벽 패리로 와 교회 출석하고 재정관리 다 끝내고 집에오니 머리가 빙빙 도는 듯 하다.
이번에는 배 멀미까지 해서 좀 힘들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니 아일랜드 나잇
update가 밀려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들. 할머니가 제 세 살 생일에 와 주셨어요. 저는 이제 이제 조금씩
철이들어가고 있습니다. 화장실도 확실히 잘 가구요. 팬티에 실례하는 법 없어요. 골고루 잘
먹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제 커 가는 것을 봐 주시니 제가 실망스럽지 않게 잘 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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