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그림 공부하러 온 어른 학생이 내게 말한다.
“선생님 저 오늘 저녁 좀 먹고가도 될까요?”
아직 저녁 때는 되지 않았지만 그림을 그리다 말고 미리 내게 묻는 그녀에게는
이유가 있다. 지난 주 그림 공부가 끝나고 집에 갈때 김치 한 봉지를 손에
쥐어주었더니 너무너무 맛있다면서 거듭 감사멧시지를 보내왔었다.
“물론. 언제든지”
그녀가 얼굴에 홍조를 띄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냉동고에서 굴을 꺼내 스팀기에 찌고 밭에서 갓 따온 고추와 두부 그리고
버섯을 넣어 된장찌개를 맛 있게 만들었다.
떡도찌고 양배추를 삶아 삼삼한 쌈장에 갈비 고기를 곁들 식탁에 내 놓으니
그녀가 놀라면서 이렇게 말 한다.
“선생님 매일 이렇게 잡수세요?”
“응. 먹자고 힘들게 일 하기 때문에.”
“와, 이집에와서 하숙하면 너무 좋겠다.”
“응. 나 보다 열 살이나 어린 사람이 자기 은퇴하면 우리집에 하숙 들어온다고 했어.
내 참 기가막혀 그때 내 나이가 얼만대 하숙칠까? 으 흐 흐 흐”
밥 먹으면서 지나온 얘기도하고 학창시절 얘기도 한다.
집에 갈때 따끈한 떡도 한 뭉치 손에쥐어주니 너무 고맙다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나간다.
“그림 그리는 날 저녁 밥 먹고 가라.”
“우와, 대박이다.”
밥 먹는동안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밥 먹는동안 정든다.
정들고 싶은 사람 우리집 방문 언제든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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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s Balcony 17 Sign 했습니다.
제랴늄 두번째 손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