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만 칠정 가운데서 오직 슬플 때만 우는 줄로 알 뿐, 칠정 모두가

울 수 있다는 건 모르지. 기쁨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노여움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슬픔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즐거움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사랑함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미움이 사무쳐도 울게 되고, 욕심이 사무쳐도 울게 되는 것이야.

왠 줄 아는가? 근심으로 답답한 걸 풀어 버리는 데에는 소리보다 더 효과가

빠른 게 없기 때문이야. 울음이란 천지간에 있어서 우레와도 같은 것일세.

지극한 정이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 ㅣ절로 이치에 딱 맞는다면 울음이나

웃음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는 오늘에야 비로소 알았다. 인생이란 본시 어디에도 의탁할 곳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은 채 떠도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을 세우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손을 들어

이마에 얹고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외쳤다.

“멋진 울음터로구나. 크네 한 번 울어볼 만 하도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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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서 보면 눈물이 쏟아지는 정경도 정말 다양하다.

억장 무너지게 슬플때 눈물한번 좔좔 쏟고나면 어딘가 후련해지고

좋은 일이 생겨서 기뻐 날뛸때도 자연스럽게 눈물이 찔끔거린다.

뿐만 아니라 사랑을 느낄때의 아스름한 기쁨이나 배신의 아픔또한

눈물을 바가지로 쏟아낸다. 연암 박지원은 광활한 요동 벌판을 보고

울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울음이란 희로애락이 사무칠 때

가능한 것임을 깨닫는다고 말 한다.

내게 이 활기찬 울음이 뚝 끊어졌다.

*너무 좋은 일도

*너무 슬픈일도

*기막히게 억울한 일도

*감격적인 일도

*인간의 배신도

*오해도 이제는 덤덤히 넘긴다.

눈물도 젊을 때 난다. 눈물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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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정                                                                                    머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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