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첫 눈이다.
밤 늦게 내리는 눈.
베란다에 소복히 쌓이는 눈을 본다.
아침에 일 나갈 것 걱정한다.
단단히 무장하고 걸어가야 할 것 같다.
우리집은 약간 높은 지대에 있어서 스토우 타이어가 없는 내 자동차는
쭈르르~~ 미끄러져 내려갈 것 같다.
마당 한 가득 백설기가 내려앉아 깜깜한 밤 밝혀준다.
달님이 떠도 마당을 밝혀주고 눈이 내려도 그렇다.
이렇게 눈이 내리는 밤 붉은 포도주 한 잔을 탁자위에 올려놓는다.
주거니 받거니 할 사람은 없지만 스스로 격려하며 하루를 무사히
지낸 하나님의 은총에 머리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