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까지 잠 못이룬 독자의 메일을 받았다.
어제 내 보낸 아일랜드 이야기 1621 제목이 “쏠쏠 합니다.”였는데
“쓸쓸 합니다.로 읽었단다. 이어 하는 말이
“대개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어떤 대상에게 투영하기 쉽지요.”란다.
이 독자와 함께 Cowichan Lake 을 다녀왔다.
나는 가끔 가 보는 곳인데 이 분은 처음 이란다. 햇살이 뜨거웠지만
통 나무에 앉아 점심을 먹고 푸른 호수를 함께 바라보았다.
이곳이 내가 고사리를 꺽는 곳인데 온 김에 한 번 둘러보니
어느 사람들이 떼거리로 다녀갔는지 씨도 없이 다 꺽였고 나머지는
다 피어 넓은 잎들이 하늘 거린다. 내 고사리 밭을 도난 당한 느낌!!!!!!!!
아이고, 내년에는 일찍 서둘러 가 봐야겠다. 이 으슥한 곳 까지 어찌 알고
다녀 갔을꼬? 한국 사람 못 말린다. 서럽고 앵통하다.
같이 간 분은 하나 둘 보이는 고사리를 향하여 숲 속으로 저벅저벅 안 으로 들어간다.
“나오시오. 길 잃어 버립니다. 내년에 초 봄 부터 옵시다.”
잠시 짬 내어 하루를 푹 쉰 날 감사하며 자리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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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을 하는데 길 가에 주황색이 번쩍하여 보니 어린 아이들이 교사와
나들이를 하고 있다. 어른 셔츠를 들쳐입고 (눈에 띄기 좋게) 포승줄에
묶어 앞 뒤로 선생님의 보호를 받으며 걸어간다. 귀엽고 천진한 모습이 보기좋다.
오늘 길에 와이너리에 들렸다.
이곳은 작년에 체리를 사다먹은 농장인데 이 농장 체리는 정말 맛이 좋다.
금년에는 7월 초 즈음에 익을 것 같다. 농장 가운데 피어있는 들꽃도 한 폭의 그림이다.
이게 뭡니까?
매년 내가 꺽어온 산더미 같은 고사리를 기억하시나요?
힘이 쭈욱~~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