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land's Story

아일랜드 이야기 1503 – 엄마의 지혜

2015.12.09 23:24:14 (*.69.3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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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살아 생전 우리집에서 엘에이 언니 집으로 가실 때는 가방을 다 털어

동전까지 우리 집에 내 놓고 가셨다. 물론 캐나다 돈과 미국 돈이 틀리기도 하지만

동전은 공유하는데도 엄마는 우리가 끊어드리는 비행기 표 한장만 달랑 들고

가셨다. 언니 집에서 우리 집으로 오실 때도 역시 그랬다.

엄마를 공항에 모셔 드리고 집에와서 언니에게 전화해서 “엄마 돈 하나도 없어요.”

말하면 언니가 “알았어” 라 말했다. 그때부터는 언니가 엄마 용돈도 드리고 일체의

엄마에게 드는 경비를 부담했고 우리 집에 계실때도 마찬가지였다.

돌아가시기 십여년은 언니와 함께 살았는데 연금을 타면 교회 십일조만 빼 놓고

다 언니한테 주고 당신은 쓸일 없다고 하시면서 손을 털으셨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당연히 유산이라는 것이 없었다. 우리 남은 남매들은 가난하게 사셨던 어머니에게

그런것을 기대 해 본 적이 없었기에 유산 때문에 형제들간에 불화 일어나는 일 전혀

없이 지금까지 잘 지낸다. 칠 남매 중 세 사람 남았는데 서로를 돌보아 주려고

애쓴다.

밤에 아는 분이 전화와서 자기 집안에 유산 문제로 형제들간에 의가 상한다는 얘기를 한다.

공평하게 분배가 되면 아무도 입을 열지 않겠지만 다 같은 자녀들인데 어느 자식에게

더 치우쳐 주게되면 다른 자식들이 당연히 들고 일어난기 마련이다. 돈 많아 고민하는

소리를 들으니 어디 딴 동네 얘기 같기도 하다.

옛말에 이런 얘기가 있다.

동네 불이 났는데 거지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는 참 복도 많다. 애비 잘 둬서 저렇게

불타서 재산 날리고 스트레스 받을 일 없잖냐.” 

이것은 너무 비약적인 얘기이기는 하지만 돈 없어도 조촐하게 사는 일반 가정들이

가장 행복한 가정이다. 가난한 환경이 겸손도 배우고 모난 성격도 깍아 둥글게 빚어 준다.

박복조 시인은 ‘적당한 가난’을 이렇게 시로 읆고 있다.

너무나 풍요로운 시절

가난했지만 따뜻함이 있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적당한 가난이 오히려

행복이 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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