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이야기가 오늘로서 1500회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읽어 주시고 격려해 주고 계신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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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어릴 때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대해 함부로 판단해 왔던 것을 회개한다.
누구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 참 맛있었다. 남도 나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똑 같은 맛을 느끼는 줄 모르고 나는 아닌 척, 나는 고상 한 척, 정직한 척 가볍게
떠들어 대곤 했다. 나이 들고보니 점점 말 수가 적어진다. 입을 벌리면 잘 못 된
말이 튀어 나올까봐서다.
이번에 딸아이와 함께 잠 자면서 내가 동성애 부부집에도 가서 함께 식사를 하고
우리 집에도 초청한다는 소리를 듯더니 “엄마 많이 발전했네. 옛날에는 그런 사람들
얘기를 하면 기겁을 하더니. 그 사람들도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고요. 이제야
말이 통하는 구먼. 흐 흐 흐”한다.
우리 샵에 새로 들어온 파트타임 여학생에게 가족관계를 물었더니 형제가
열 네 명이라고 한다.
“What, fourteen?”
“Yes”
애구구 이게 뭔 소린가?
정말 알 수 없는 얘기다. 요즈음 어떻게 아이를 열 네 명씩이나 낳았을꼬?
지금은 위에 형제들은 다 커서 나가있고 자기와 밑으로 몇 명은 함께 산다고 한다.
그 여학생의 얘기는 매우 복잡해서 내가 다 이해하기 힘들어서 대강
그러냐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녀는 내게
“I have two moms.” 한다.
무시기? 이건 또 뭐지? 내 눈이 꿈뻑꿈뻑 한다. 그렇다면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데리고 사는 가 보다. “이런…” 이나라에서 그러면 당장 잡혀 갈 텐데.
아닌가? 아니 그런것이 용납이나 될까? 잠시 내 머리는 혼돈속에 빠진다.
이 여학생이 내가 자기 말을 이해 못하는 것을 알고서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준다.
“아, 우리 엄마들은 레즈비언이예요.”
“오~”
그렇다고 두 사람 다 엄마로 부르는지? 궁금하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밑에 동생들은 자기와 한 핏줄이라는데 자기는 부모 얼굴을 모른다고 한다.
이 동성부부가 자기와 동생들을 호적에 올려 잘 길러주고 있다고 말 하는데
그렇다면 먼저 말 한 열 네명의 숫자는 또 무엇일까? 오, 주여
세상은 점점 혼돈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