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지 않은 월요일은 샵이 다른 날 보다 조금 한가하다.
점심 사 먹으로 세 사람이 들어오는데 여자 두 사람과 남자 한 사람이다.
분명 나이는 많은데 여간 까불이가 아니다. 보통 할머니들은 말도 약간 어눌하고
행동도 굼띠고 늙은이 티가 나는데 이 두 할머니들은 영리하고 주문하는 것도 지혜롭게 잘 한다.
집에가서 먹을 것이라며 봉투에 넣어 달라고 하기에 틈새를 이용해서 내가 한 마디
물었다. “당신네들 가족인가요?” 할머니 둘이서 함께 고개를 끄덕인다. “우린 자매”
“오, 그렇다면…” 나는 잠시 머뭇한다. 동생과 언니를 잘 못 말했다가는 동생한테
혼나기 때문에 얼굴을 찬찬히 살펴본다. 과연 누가 언니고 동생일까?
둘은 앞을 다투어 자기가 동생이라고 우긴다.
이 할머니들 정말 깜찍하다.
나는 실수를 피하기위해 당신들 똑 같이 근사하다고 말해주었더니
박수를 치면서 “맞다, 맞았어. 우린 쌍둥이야요.” 하면서 좋아한다.
“오 그렇군요. 누가 언닌가요?”
“내가 7분 먼저 나온 언니지요.”
오른쪽 보라색 웃도리 입은 할머니가 언니라면서 연신 나를 웃기면서 말 한다.
내가 사진을 찍어 내 웹사이트에 올려도 좋냐고 물으니
“물론이지요. 우리정도 인물이면 만 세상에 공개해도 좋고 말구요.
그렇지?”하며 동생 얼굴을 쳐다본다. 동생이 “오늘 우리가 이 샵에 잘 왔구먼
드디어 우리를 알아보는 사람을 만났어.” 하며 즐거워한다.
와, 정말 명랑한 할머니들이다.
왼쪽 파란 자켓 입은 동생은 남편과 함께 왔는데 두 여자가 문쪽으로 걸어 나가는 것을
확인 한 후 할아버지가 내 귀 가까이 와서 속삭인다.
“저, 비밀인데요. 실은 나 두 여자하고 살아요. 늦게 여자 복 터졌다우.
좀 더 일찍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다 늙어 쓸모없는 할망구 틈에 고생하고 있는 중이요.
아까 보았지요? 저들이 재잘 거리는 소리를요. 난 귀가 따갑게 매일 듣는다우.”
이그머니 이건 또 무신소리야?
할아버지는 눈을 찡긋하고 “쉬~~” 하면서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댄다.
허 허 허 허 허 허…
그 들이 떠난 후에도 할아버지의 웃음 소리가 오랫동안 샵 안을 머물고 있었다.
두 여자와 사는 한 할아버지의 고뇌의 웃음인지 헛 바람 소리인지 웃음 소리가
어쩐지 슬프게 들려온다.
오늘도 부라보!!를 외치며 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