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에 잠이 어슴프레 들었던 12시 30분이었다.
작게 움직이는 카톡소리에 잠이깨어 전화기를 확인해보니
자기 전에 썼던 아일랜드 이야기 1525번을 읽은 내 친한 벗이었다.
내가 많이 아픈지 걱정스레 긴 이야기를 적어놓아서 간단히 답 해 주면서
고마워했다. 잠을 다시 청하면서 염려해주는 벗이 정말 고마웠다.
아침에도 역시 몇 분의 전화를 받게됐다.
“어휴, 얼굴 못 보는 것 아니죠?”
“전화하면 당장 달려갈텐데 이제는 그렇게 끄응끙 대지 마셔요.”
“약, 물 등등 침대곁에 늘 같다 놓고 살아라.”
“선생님! 힘내세요. 기운이 하나도 없으시겠네요.
따뜻하게 푹 쉬시고 내일은 다시 큰 에너지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해바라기 그림 너무 멋집니다.”
사람이 늘 훨훨 날라 다니기만 하면 이런 염려스런 인사도 못 받는데
가끔씩은 엄살도 늘어놓아야 하나보다.
이틀 걸음을 못 걸은 것 오늘 낮에 한 시간 반을 걷고 보충하여 숙제를 밀리지
않고 했다. 간 밤에 간호원으로 평생 일했던 미국 언니에게 근 간에 일어난
일을 얘기하니 그 약은 임플란트를 하는 환자도 그 동안은 복용 못하게
하는 것이라 알려준다. 원 세상에~ 뭐 그리 독한 약을 만들었을꼬? 아무리
뼈를 튼튼히 해 준다해도 그렇지…
다시금 일터로 돌아야 열심히 일하니 직원들이 모두들 내게 힘과 용기를 준다.
마치 전쟁터에 나갔다 살아 돌아온 병사가 나타난 모양 환호하는데 내가 그날 그렇게
죽을 얼굴이었나 싶어 우습기조차 하다.
이렇게 가끔씩은 아프고 즐겁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면서 일 평생 살다가는 우리 인생들,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낮에 긴 호수를 걸으니 눈에 보이는
모든 사물들이 얼마나 정겹고 눈이시리도록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이제 곧 꽃과 잎들이 피어날 것이고 온 동네는 화려한 꽃들의 잔치로 웅성 거릴테지.
내 작은 몸집 이 지구에 잠시 떠 살면서 살아있는동안 이웃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고 갈 것인가 고민해 본다. 이제는 매일 이 땅을 떠날 날을 생각하면서 산다.
언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다해도 한 세상 참 즐거웠다고 인사하며 떠나기를 소망한다.
죽음도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키워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해 보면서 지금까지
사랑해 주고 받았던 모든 분들이 얼마나 내게 귀중한 가를 깨닫게 된다.
하룻동안 병마로인해 쓰러졌었지만 정신없이 마구 달려가는 내 시간을 늦추게하는 좋은 시간
이었다. 세상은 매일 내게 교훈을주고 나는 또 열심히 배우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가족과 가까운 이웃 그리고 친구를 많이 사랑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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